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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서 노래하는 교수님…함께 즐기는 문화 만들려 직접 공연
이광순 안동대 교수 등 음악가들, 경북도청 신도시서 클래식 디너콘서트

(안동=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경북도청 신도시가 들어선 안동시 풍천면에서 현직 대학교수를 비롯한 음악가들이 카페를 운영하며 클래식 디너콘서트를 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안동대 음악과 이광순(59) 교수가 성악가 윤창호(50)씨와 함께 2017년 9월 문을 연 '카페 이탈리아노'가 그곳이다.


카페 한쪽 편에는 누군가의 연주를 기다리듯 피아노가 놓여 있다.
이 교수와 윤씨는 이탈리아에서 유학한 적이 있고 한 사람은 대학교수로, 한 사람은 프리랜서 음악가로 활동하는 중이다.
성악을 전공한 각각의 배우자들까지 포함해 모두 네 명이 디너콘서트 고정 멤버로 둘은 테너, 둘은 소프라노다.
이들이 어째서 카페에서 노래하게 됐을까.
이 교수는 "서울에서 살다 2006년부터 대학에서 근무했는데 가족과 떨어져 있다 보니 밤에 할 일이 너무 없어 힘들었다"며 "밤에 함께 즐길 문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3년 전 조성된 도청 신도시는 구도심보다 더했다. 어두워지면 인적이 끊기고 이곳에 사는 이들이 즐길 문화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인근 지역인 예천 출신으로 안동대로 출강하던 김현주(50)씨가 신도시에 카페를 열어 음악을 같이 즐겨보자고 제안했다.
김현주씨 남편으로 평소 음악 카페 운영을 꿈꿨다는 윤씨, 이 교수 부인인 김민순(54)씨도 뜻을 함께했다.
2017년 10월 첫 디너콘서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10여차례 공연을 했는데 입소문이 나 전체 약 50석 예약이 꽉 찬다.
디너콘서트는 한두 달에 한 번씩 오후 6시 30분 주메뉴 한 가지와 샐러드, 차, 와인으로 차린 식사가 끝나면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식사는 유료지만 출연자들이 개런티를 따로 받지 않으므로 공연 관람은 덤인 셈이다.
기악 연주가, 가수 등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초청받아 관객 앞에 서고, 이 교수 부부와 윤씨 부부도 매번 출연한다.
지난달 19일 크리스마스 전 열린 디너콘서트에서는 플루티스트 조수빈, 안동시립합창단 단원들로 구성된 크로스오버팀 씨클래식이 송년 분위기가 물씬 나는 무대로 호응을 얻어 1시간 반 동안 공연을 이어가기도 했다.


오는 23일 신년 디너콘서트에서는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소프라노 강효녀가 노래한다.
강효녀는 인근 경찰청 직원 소개로 카페에 초청받았는데 수학 교사이면서 색소폰을 즐겨 연주하는 남편이 이날 함께 출연한다.
다음 달부터는 카페 이탈리아노에서 매주 수요일 저녁 차를 마시면서 편안하게 음악을 듣거나 다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재능기부 콘서트'가 있을 예정이다. 음악가나 이야기꾼이 재능기부 형태로 참가해 콘서트를 이끈다.
7월에는 내한 공연을 하는 유럽 음악가들이 카페에서 연주하기로 돼 있다.
이 교수는 "가능하면 음악회나 토크 콘서트를 자주 열고 싶다"며 "카페가 신도시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s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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