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 '굿프라이데이 협정' 수정 검토
브렉시트 합의안 대신 "하드보더 피할 것" 문구 추가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교착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북아일랜드 유혈 분쟁을 종식한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굿프라이데이 협정)의 일부 조항을 수정하는 방안을 숙고 중이라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20일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에서 사상 최대표차로 부결된 후 야당 및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접촉을 갖고 이른바 대안 격인 '플랜 B'를 21일 하원에 제시할 예정이다.
메이 총리가 검토 중인 방안 가운데 하나는 오는 3월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아일랜드와 사이에 국경 통과를 엄격히 통제하는 전통적인 '하드보더'가 들어서지 않는다는 조항을 기존 협정에 추가하는 것이다.
하드보더를 설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협정에 추가함으로써 브렉시트 합의안의 최대 쟁점인 '안전장치'(backstop) 조항을 피하려는 복안으로 'backstop' 조항이 합의안에서 빠질 경우 영국의 관세동맹 잔류 우려가 해소돼 브렉시트 반대파들을 무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상당한 논란이 예상되는 만큼 북아일랜드 관련 모든 당사자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EU의 고위 소식통들은 영국 정부 소식통들조차 이러한 방안에 회의적인 상황을 지적하면서 메이 총리가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자체가 메이 총리가 당면한 정치위기를 방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는 20일 저녁 각료들과 전화 회의(콘퍼런스콜)를 갖고 자신의 계획에 관해 설명했으며 한가지 방안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에 국경개방이 유지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별도의 원칙에 합의하거나 1998 협정에 '지지 또는 언급' 문구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러한 고위급 합의는 아일랜드 측에 모종의 보다 실체적인 것을 제공함으로써 그들과 신뢰를 강화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방안은 영국과 아일랜드, EU 3자가 3월 브렉시트 이후 하드보더가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법적 구속력을 갖는' 의정서를 마련하는 것이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안전장치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리엄 폭스 국제통상장관은 "우리가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국경에 대해 딴지를 걸지 않는다는 점을 보장하기 위해 그 대안 구조에 관해 아일랜드와 합의를 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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