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당국 "해외 도피 테러리스트 30명 추적 중"
"14명은 프랑스에 은신 추정"…프랑스에 송환 압박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여러 건의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극좌 테러리스트 체사레 바티스티(64)가 37년 간의 해외 도피 끝에 이탈리아에 송환돼 죄값을 치르게 된 가운데, 이탈리아 당국이 해외에 장기 간 은신 중인 극좌·극우 테러리스트 30명의 검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일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이탈리아 내무부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바티스티는 붙잡혔지만, 30명의 테러리스트가 여전히 도주 중"이라며 이들의 명단을 최근 업데이트해 체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30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4명은 프랑스에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내무부는 덧붙였다.
이탈리아 경찰과 정보당국은 바티스티가 지난 주 남미 볼리비아에서 붙잡혀 이탈리아에 송환된 직후 장기간 도피 중인 테러리스트들의 명단을 갱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법당국은 특히 수배자들의 절반가량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는 물론 남미에서도 이들의 송환을 위한 활동에 이미 착수했다고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는 설명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최장 40년에 가까운 긴 세월 동안 편안한 삶을 산 범죄자들을 이탈리아 감방으로 넘기는 것에 있어 해당 국가들의 적극적이고, 공정한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랜 도주극을 끝내고 지난 14일 본국으로 송환된 이탈리아의 전 극좌 테러리스트 바티스티는 도착 즉시 사르데냐 섬에 위치한 교도소 독방에 수감돼 복역을 시작했다.
극좌 무장조직의 일원이던 바티스티는 극좌와 극우 무장 세력이 자행한 정치 테러가 빈발해 소위 '납의 시대'로 불리는 1970년대에 이탈리아에서 4건의 살인 사건을 저지른 혐의로 무기징역 선고를 받고 투옥 중 1981년 탈옥해 프랑스 등을 거쳐 2004년 브라질로 달아났다.
극좌 단체에 속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살인 혐의는 완강히 부인해 온 그는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재임 시절 정치적인 망명에 성공해 2009년 자유의 몸이 됐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가 우파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그를 이탈리아로 송환한다는 포고령을 내린 직후 몸을 숨긴 그는 지난 12일 밤 볼리비아에서 끝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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