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된 파다르·아나운서가 리시브를…경계 넘은 올스타전
'덕큐리' 서재덕, 화끈한 팬서비스로 MVP·세리머니상 휩쓸어
프로 2년차 최익제 깜짝 '서브킹'…서브퀸은 정정 소동 끝에 마야
(대전=연합뉴스) 신창용 최인영 기자 = 팬들과 다 같이 즐기는 한마당에 경계란 존재하지 않았다.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안 파다르는 여자부 V스타팀 임시 감독으로 변신했다.
"토스는 좀 더 빠르게, 공격수는 준비 빠르게 하고…." 등 파다르의 그럴듯한 지시와 거침없는 한국어에 여자 선수들은 자지러졌다.
이재영(흥국생명)은 비디오 감독관으로 변신했고, 한 스포츠 전문 케이블방송의 아나운서는 경기에 투입돼 프로 선수의 서브를 받아냈다.
팬들이 직접 선수 대신에 코트에 등장해 서브를 넣은 것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팬들에게 더 다가서려는 선수들의 의욕과 열정에 경계는 사라졌다.
올 시즌 프로배구를 뜨겁게 달구는 스타들이 20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4천702명과 함께 올스타전을 마음껏 즐겼다.
K스타팀과 V스타팀이 치른 올스타전엔 남자부 7개 팀, 여자부 6개 팀에서 선정된 총 4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K스타는 남자부 대한항공·삼성화재·한국전력, 여자부 한국도로공사·현대건설·KGC인삼공사 선수들로 이뤄졌다.
V스타에는 남자부 현대캐피탈·KB손해보험·우리카드·OK저축은행, 여자부 IBK기업은행·GS칼텍스·흥국생명 선수들이 모였다.
1세트는 여자 선수들이, 2세트는 남녀 혼성으로, 3세트는 남자선수들이 뛰어 세트당 15점씩 3세트로 진행된 올스타전에선 V스타가 세트 스코어 2-1로 승리했다.
올스타전 남자부 팬 투표 1위에 오른 서재덕(한국전력)은 이날 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로 변신해 틈만 나면 "에∼오"를 외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화끈하게 보답한 서재덕은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와 남자 세리머니 상을 휩쓸었다.
여자부에서는 이재영(흥국생명)이 MVP를 차지했다. 여자 세리머니상은 리베로 오지영에게 돌아갔다.
오지영은 공격수로 변신해 오픈 공격에 성공한 뒤 화끈한 댄스 세리머니로 잔치의 흥을 돋웠다.
3세트에서는 지난 시즌 남자부 서브 1위인 파다르의 서브를 직접 받겠다고 자청했다.
오지영은 양옆의 선수들에게 멀리 가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의욕을 보였으나 파다르의 서브는 네트를 넘기지 못했다.
KB손해보험의 프로 2년차 세터 최익제는 시속 115㎞의 강서브로 서브킹에 올랐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파다르는 2번의 시도 중에서 한번은 네트를 못 넘겼고, 또 한 번은 코트에 서브를 꽂아 넣지 못했다.
파다르가 자멸하고, 또 하나의 우승 후보인 리버만 아가메즈(우리카드)가 기권하는 행운까지 따르며 최익제는 형들을 제치고 서브킹으로 자신의 이름을 V리그 역사에 새겼다.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의 외국인 선수 밀라그로스 콜라(등록명 마야)가 정정 소동 끝에 공식 서브퀸이 됐다.
애초 서브퀸은 첫 시도에서 시속 124㎞를 찍은 문정원(한국도로공사)에게 돌아갔으나 한국배구연맹(KOVO)이 뒤늦게 오류를 인정해 시속 95㎞를 기록한 마야로 서브퀸이 정정됐다.
이밖에 올스타전에 나선 40명의 선수는 공격에 성공할 때마다 미리 준비한 댄스를 선보이는 등 평소 코트에서 보여주기 어려웠던 끼를 대방출했다.
한바탕 잔치를 벌인 V리그는 올스타전 휴식기를 끝내고 오는 24일 남자부 우리카드-한국전력, 여자부 흥국생명-KGC인삼공사전을 시작으로 리그를 재개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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