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경찰학교 폭탄테러 배후로 반군 ELN 지목…사망 21명(종합)
국방장관 "ELN 소속 폭발 전문가 소행"…테러 가담 두번째 용의자 체포
(멕시코시티·서울=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김승욱 기자 =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있는 경찰학교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발생한 차량 폭탄테러의 사망자 수가 21명으로 늘었다고 RCN 방송과 AP통신 등 외신이 18일 보도했다.
콜롬비아 경찰은 보고타 남부에 있는 헤네랄 산탄데르 경찰학교에서 전날 발생한 차량 폭탄테러 사망자가 21명으로 늘어났다고 이날 밝혔다. 테러 직후 사망자는 10명 이상, 부상자는 65명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경찰 당국은 사망자 외 68명이 부상했으며, 이 가운데 10명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밝혔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번 사건은 비참한 테러 행위"라고 비난하고 사흘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테러에 사용된 닛산 픽업트럭은 17일 오전 9시 30분께 헤네랄 산탄데르 경찰학교 입구 검문소를 강제로 뚫고 진입한 뒤 바로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경찰은 폭발로 숨진 트럭 운전자가 호세 알데마르 로하스 로드리게스라는 이름의 56세 남성임을 확인했으며, 해당 트럭에는 폭발물 80㎏이 실려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는 2017년 6월 안디노 고급 쇼핑몰에서 폭탄이 터져 프랑스 여성 1명을 포함해 3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이후 수도에서 발생한 것으로는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건이다.
현재 배후를 자처하는 무장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당국은 지난해 8월 보수 성향의 두케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평화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경찰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온 최후의 좌익반군인 민족해방군(ELN)을 배후로 지목했다.
기예르모 보테로 국방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ELN의 테러 행위가 여러 목숨을 앗아갔다"며 "차량폭탄 테러를 자행한 로하스는 폭탄을 제조하다가 오른손을 잃었으며 베네수엘라 국경을 넘어 자주 여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격은 10개월에 걸쳐 계획됐으며 오랫동안 ELN 조직원으로 활동해온 로하스는 폭발로 현장에서 사망했다"며 "ELN은 이번 공격의 지능적인 입안자"라고 강조했다.
네스토르 마르티네스 검찰총장도 "ELN에 소속된 폭발물 전문가인 로하스가 15년 만에 최악으로 기록된 이번 테러를 실행했다"면서 "로하스는 범죄 기록이 없지만 베네수엘라 국경 지역에서 오랜 기간 비밀리에 활동해온 ELN 소속 폭파 전문가인 '엘 모초' 혹은 '키코'와 동일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 실행에 가담한 두 번째 용의자인 리카르도 안드레스 카르바할을 보고타에서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ELN은 옛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2016년 11월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정당으로 거듭나자 최후 주요 반군이 됐다.
두케 대통령은 취임 직후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대통령 집권시절인 2017년 초 쿠바에서 시작된 ELN과의 평화협상이 재개되려면 ELN이 억류 중인 인질 17명을 전원 석방하는 것은 물론 적대행위와 범죄 활동 등을 중단해야 한다고 전제조건을 내건 바 있다.
베네수엘라 접경지대인 콜롬비아 동북부 지역을 거점으로 삼는 ELN은 쿠바 사회주의 혁명에 자극받은 급진 가톨릭 신도를 중심으로 결성돼 현재 1천500∼2천 명의 조직원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ELN을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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