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적들의 동태를 살펴라"…전대 '눈치작전' 치열(종합)
초·재선 모임 "전대 계파 줄서기 우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이슬기 이은정 기자 = "저쪽은 언제 출마 선언한대요?"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를 만나면 흔히 받는 질문이다.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상대방의 전략을 파악하기 위한 잠재적 당권 주자들의 안테나가 높게 떴다.
특히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고, 장외 '대장주'로 통하며 당대표 출마가 유력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전격 입당으로 경우의 수가 더욱 많아졌다.
집단지도체제라면 전대에 도전했다 1위를 못해도 최고위원을 할 수 있지만,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단일지도체제가 채택됐기에 자신의 정치적 체급이나 계파를 고려해 어느 링에 오를지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한 당권 후보는 1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주말에 출마 선언을 하려 했지만 다른 후보들이 어떻게 하는지 상황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면서 "상대방의 출마 메시지나 일정 등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5선의 심재철 의원, 정우택·신상진·정진석·조경태·주호영(이상 4선), 김광림·김성태·안상수(3선), 김진태(재선) 의원 등이 출마 예상자로 거론된다.
이들은 출마 선언 시기나 당대표 또는 최고위원 출마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장외에 머물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도 오는 30일 자신의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까지 당내 상황을 보며 자신의 거취를 결정키로 했다.
앞으로 보름 동안 다른 전대 주자들의 교통정리 상황을 지켜보고 전대 출마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전 총리 입당으로 모처럼 한국당이 활기를 되찾아 반갑다"면서도 "도로 친박당, 도로 탄핵당, 도로 병역비리당이 되지 않도록 한국당 관계자들과 당원들이 함께 노력해 달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애초 '황교안 레밍 신드롬'이라는 표현을 넣었으나 곧바로 수정했다. 들쥐의 일종인 레밍은 맹목적으로 우두머리를 좇는 습성이 있으며, 지난해 7월 수해 중 해외연수를 떠났다 문제가 된 한 충북도의원이 자신을 비판하는 국민을 이에 비유해 논란이 됐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당대표 출마 의지에는 변함이 없지만, 황 전 총리의 캠프 구성, 선언 일정과 같은 움직임을 파악한 뒤 택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경우 당대표 출마가 유력시됐으나 황 전 총리의 입당으로 장고에 들어간 모양새다.
황 전 총리와 지사 시절부터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데다 양측 모두 친박(친박근혜)계라는 지지층이 겹쳐 표가 분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부 초·재선 의원들로 구성된 '통합과 전진'의 이날 모임에서는 전대에서 '계파 프레임'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당 안팎에서는 황 전 총리가 입당하자마자 당내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줄을 섰다는 말이 이미 파다하다.
민경욱 의원은 비공개 회의 후 브리핑에서 "통합과 전진 모임은 당의 쇄신과 진로를 깊이 고민하는 초·재선 의원 모임으로, 어느 한 계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지 않다"면서 "'친황'이라는 표현도 어울리지 않는다. 계파 성격으로 우리 모임을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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