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제치고 수소시장 선점…2040년 일자리 42만개 창출
자동차 연료·발전·난방용 화석연료 '친환경' 수소로 대체
수소차·연료전지·수소 인프라 산업 육성…"경쟁력 충분하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수소경제는 전력 생산과 자동차 연료, 난방 등에 사용되는 석탄, 석유, 가스 등 전통적인 에너지원을 수소로 대체하는 것이다.
정부는 아직 미국, 일본 등 소수 국가만 진출한 이 분야를 선점, 화석연료를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환할 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17일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수소경제를 수소를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 수소가 경제성장과 친환경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경제로 정의했다.
수소경제는 수입에 의존하고,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탄소경제와 배치된다.
수소는 국내 생산과 자립이 가능하며 온실가스 배출이 적어 친환경적이고 주민 수용성도 높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무엇보다 수송용 연료와 전기, 열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수소로 대체하면 다양한 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
특히 수소는 승용차는 물론 트럭과 버스, 열차, 선박, 드론, 건설기계 등 모든 운송 분야에서 가솔린과 디젤을 대체할 수 있다.
2017년 세계 자동차 시장규모인 2조달러 중 10%만 수소차로 전환해도 반도체 시장(4천190억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고 소규모 설치가 가능한 수소 연료전지는 세계적 추세인 친환경 분산형 발전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2013년 215MW(메가와트)에서 2017년 670MW로 연평균 22% 성장하고 있다.
정부는 2040년까지 국내에 8GW(기가와트) 규모의 수소 연료전지를 보급, 탈(脫)탄소화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감축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총 발전설비가 약 110GW인 점을 고려하면 수소 연료전지가 전체 발전설비의 약 7%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또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관련 다양한 후방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
수소차와 연료전지 협력업체는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이며, 수소 관련 인프라 구축은 금속, 화학, 기계설비 등 관련 산업의 투자와 고용을 유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는 석유, 가스와 달리 다량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어 에너지 자립에도 도움이 된다.
수소경제의 잠재력은 크다.
맥킨지 컨설팅은 세계 수소 수요가 급증하면서 2050년 수소산업이 연 2조5천억달러(약 2천800조원)의 부가가치와 누적 3천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수소경제를 통해 2040년 연간 43조원의 부가가치와 4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세계 수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일본과 미국 등 소수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일본은 2030년까지 수소차 80만대, 수소버스 1천200대, 수소충전소 900개소, 가정용 연료전지 530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주 중심으로 수소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캘리포니아주에 수소차 100만대 수소충전소 1천개소를 보급할 계획이다.
독일도 재생에너지와 수소경제를 융합한 정책을 추진, 2030년까지 수소차 180만대, 수소충전소 1천개소를 목표로 설정했다.
중국은 '중국제조 2025'에서 신에너지자동차를 핵심 사업으로 선정,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대, 수소충전소 1천개소를 보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수소버스 4만대, 수소택시 8만대, 수소트럭 3만대, 수소충전소 1천200개소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야심 찬 계획 같지만, 정부는 수소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빠르게 추격한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성공했지만, 수소경제는 우리가 '퍼스트 무버'(선구자)가 되겠다는 생각이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우리나라는 수소차, 연료전지 등 분야에서의 세계적 기술력, 세계 최고 수준의 석유화학 기반, 부생수소 생산 능력과 활용 경험, 전국에 완비된 천연가스 공급력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현재 로드맵의 목표나 개발 양산계획이 전혀 무리한 계획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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