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민변 "사법행정, 구조적 개혁 필요"…국회 압박(종합)
행정처 脫판사화·고등부장 폐지·사법행정위 실질권한 부여 등 핵심과제 발표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16일 사법행정 개혁을 위한 3대 핵심 과제를 발표했다.
대법원이 지난달 법원행정처 폐지를 골자로 한 자체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애초 구상보다 후퇴한 안을 내놓자 시민사회 진영이 국회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두 단체는 이날 서울 서초동 민변 대회의실에서 사법행정 개혁 과제를 발표하며 조만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의견서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원인을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한, 판사의 관료화, 줄 세우기 인사 구조 등 3가지로 꼽으며 "사개특위에서 반드시 이뤄내야 할 핵심 과제는 공정한 재판을 위태롭게 하는 '관료적 사법행정의 구조적 개혁'"이라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우선 실질적 권한을 가진 사법행정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부 위원을 위원회 과반수로 하고, 위원 중 일부는 상근하며 민주적 통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법행정위원회가 사무처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대법원장이 아닌 사법행정위원회가 법원사무처장을 임명하게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법원행정처의 탈(脫)판사화'도 개혁안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행정처가 '관료 판사 양성소' 역할을 해왔다며 단순한 재판 지원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열식 인사제도를 개혁하기 위해 '고등법원 부장판사' 직위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래야만 판사들이 인사에 구애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재판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는 것이다.
두 단체는 이 같은 고등법원 부장판사 직위 폐지가 고등법원의 대등재판부 구성과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대등재판부는 배석 판사들이 재판장을 돕는 방식이 아니라, 재판부 소속 판사들이 말 그대로 대등한 위치에서 심리하고 합의해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물론 대등재판부에 대해서는 법원 내에서도 확대 운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실제 서울고법 판사들은 지난 14일 판사회의를 열어 실질적 대등재판부를 전체 재판부의 20% 이상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두 단체는 "모든 개혁에는 '골든 타임'이 있다"며 "사개특위에서 개혁 과제를 모두 이행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적어도 이들 3가지 과제만큼은 먼저 이행해 성과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