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北선수가 기억하는 평창올림픽
北선전매체, '골리' 리봄 선수 일기 소개…"짧은 시간에 '구면지기'"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실제 공동훈련을 진행한 시간은 매우 짧았다. 그러나 (선수들은) 그 짧은 시간에 정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 구면지기가 됐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에서 활약한 북측 '골리' 리봄(24)은 '평창의 감동'을 이렇게 떠올렸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5일 '<단일팀 처녀>의 일기 중에서'라는 제목으로 리 선수의 글을 소개했다.
원래 별명이 '호케이(하키의 북한식 표기) 처녀'라는 리 선수는 "지난해 2월 온 겨레의 성원을 받은 북남단일팀에 참가하고 온 이후부터는 나를 '단일팀 처녀'라고 불러준다"고 전했다.
그는 작년 평창올림픽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국제탁구연맹(ITTF) 그랜드파이널스 대회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종목별 단일팀의 출전을 언급하며 "메달도 중요하지만 한 핏줄을 나눈 형제자매들이 드디어 정과 마음을 나누고 뜻과 힘을 합쳐 세계를 향하여 함께 나아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이런 날이 벌써 오래전부터 계속되어왔더라면 북과 남은 이미 전에 화해, 단합하였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리 선수는 "사람이 다니면 길이 생겨나고, 내왕(왕래)이 잦으면 정이 자라나며, 정이 통하면 뜻도 합쳐진다"며 "북남 체육인들이 낸 작은 오솔길은 머지않아 그 누구도 지워버릴 수 없는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대통로로 더욱 넓혀지고 든든히 다져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평창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올림픽 최초로 결성된 남북단일팀이었다.
비록 당시 조별리그 3경기와 순위 결정전 2경기 등 총 5경기에서 전패했지만, 경기 성적과 무관하게 노벨 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되며 존재 자체만으로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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