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 10주기…"철저한 진상규명·책임자 처벌해야"
범국민추모위원회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저희 유가족들은 10년의 세월 동안 하루하루 피눈물을 흘리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그러나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무엇이 밝혀졌습니까.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용산 참사 유가족 김영덕 씨)
144개 시민사회 단체들이 구성한 '용산참사 10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는 15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10년 전인 2009년 1월 20일 용산 남일당 철거민 농성 강제진압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참사 생존자 김성환 씨는 "2009년 1월 20일 그날은 유난히도 춥고 매서운 바람이 불었다. 우리는 살기 위해서 대화를 하기 위해 망루에 올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대화 한마디 하지 않고 국가비상사태 때나 투입할 특공대를 힘없는 철거민들에게 보내 학살을 자행했다"며 "살인진압을 명령하고 지휘한 수뇌부들은 1계급 특진에 승승장구하면서 떵떵거리고 잘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나라 이 정부는 우리의 한을 하루속히 해결하기 위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서 살인자 책임자를 처벌해달라"고 촉구했다.
추모위는 특히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 활동에 외압 의혹이 불거진 것과 관련,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용사 참사 당시 수사본부 출신 검사들의 외압으로 용산 조사팀이 조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조사단 외압에 대해 조사를 시행하고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모위는 또 당시 경찰청장 내정자였던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을 더는 동료로 감싸서는 안 된다며 제명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아울러 국회에 계류 중인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공소시효 배제 등에 관한 특례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추모위는 용산 참사 10주기를 맞아 17일 국회와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김석기 처벌·강제철거 규탄대회'를, 18일에는 조계사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추모와 기억의 밤' 행사를 연다. 10주기 추모제는 20일 마석 묘역에서 열린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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