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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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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작가의 시작·콜24·짬뽕 끓이다 갈분 넣으면 사천짜장·그로테스크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 등단 40주년을 맞은 장석주 시인의 새 시집.
시력 40년 동안 십여 권의 시집을 펴냈으나 유독 이번 시집에서 그 '청년'다움에 빠져드는 이유는 시를 향한 그만의 초발심이 다시금 발휘돼서이기도 할 것이다.
총 4부에 나뉘어 담긴 이번 시집의 주제는 '사랑'이지만, 그의 사랑이란 죽음과 궤를 함께하는 만큼 지극히 넓고도 깊다.
'우리는 콩팥과 오장육부, 바다와 괄약근을 모른 채 살았다. / 다만 추억은 병이 아님을 아는 당신은 /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버드나무의 사생활' 부분)
문학동네. 148쪽. 1만원.

▲ 작가의 시작 = 퓰리처상 수상 작가 유도라 웰티의 회고록.
이 책은 웰티가 하버드대에서 진행한 세 개의 강의를 묶은 강의록인 동시에 웰티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회고록이다.
웰티가 미시시피에서 보낸 어린 시절부터 작가로 데뷔하기까지의 시간을 담고 있지만, 시간 순서대로 사건을 나열하지 않고 저자의 문학적 기원을 찾아가는 여정에 중점을 둔다.
그는 가족사를 통해 자신의 자유로운 기질이 어디서 왔는지 탐구하는가 하면 자신이 쓴 소설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작가로서의 신념이 각각 작품에 어떻게 드러나는지 설명하기도 한다.
신지현 옮김. 엑스북스. 224쪽. 1만3천원.

▲ 콜24 =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로 문학동네 작가상을 받은 김유철 작가의 신작 미스터리 소설.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죽음에 이른 한 여고생의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작가는 사건을 다룬 방송을 보고 '해나'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고 '국선변호사 - 그해 여름'의 주인공 김 변호사에게 진실을 파헤치는 역할을 맡기기로 한다.
학생들을 안전장치 없는 현실의 사각지대로 내몬 학교와 기업, 그리고 모든 것을 알면서도 침묵으로 일관해온 한국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여주는 사회 추리소설이다.
네오픽션. 232쪽. 1만3천원.




▲ 짬뽕 끓이다 갈분 넣으면 사천짜장 = 부산작가상을 받은 배길남의 두 번째 소설.
5년 동안 틈틈이 발표해 온 작품 중 8개 작품을 모았다.
담백한 문체와 속도감 있는 전개, 맛깔스러운 사투리로 성장소설과 추리소설, 역사소설과 패러디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선보인다.
이 소설은 힘든 삶의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겪으며 삶의 치기를 잃지 않으려는 '보통의 우리'들의 삶이 다양한 진폭을 갖고 있음을 알려준다.
표제작인 '짬뽕 끓이다 갈분 넣으면 사천짜장'은 요리의 순수함을 고집해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으려다 결국 현실에 타협하면서 우연한 삶의 이치를 터득하는 과정을 소설 속 소설 형식으로 그려낸다.
알렙. 332쪽. 1만4천500원.




▲ 그로테스크 = 나오키상 수상 작가 기리노 나쓰오의 대표작.
명문대를 졸업한 대기업 부실장을 근무하면서 밤에는 매춘 행각을 벌이다 살해된 여성에 대한 실화를 다뤘다.
이 소설은 냉혹하고 병든 사회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는 네 명의 여자가 시간의 톱니바퀴에 끼여 몸과 마음이 점점 돌이킬 수 없는 파탄의 구렁 속으로 빠져버린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대 여성이 처한 상황을 밀도 있고 정밀하게, 그리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치유의 문학'적인 요소를 담아냈다.
윤성원 옮김. 문학사상. 752쪽. 1만4천800원.



bookman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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