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무가베 돈가방 훔친 일당 법정에…"자동차·집 구매"
"가방엔 현금 1억7천만원"…무가베 친척, 범행에 가담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쿠데타로 물러난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의 자택에서 거액의 현금이 든 가방을 훔친 용의자들이 법정에 섰다.
영국 BBC방송은 10일(현지시간) 짐바브웨 국영언론을 인용해 무가베 전 대통령의 친척인 콘스탄시아 무가베를 포함한 용의자 3명이 전날 친호이 지역법원에 출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달 1일과 이달 초 사이에 수도 하라레 인근 즈빔바에 있는 무가베 자택에서 현금 15만 달러(약 1억6천8백만원)가 든 여행용 가방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무가베 자택의 열쇠를 갖고 있던 콘스탄시아는 다른 용의자들이 집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다른 용의자들은 범행 당시 청소부로 고용돼 있었다.
범행이 이뤄질 당시 무가베 전 대통령이 자택에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지역 검찰은 사건 이후 한 용의자가 도요타의 중형 세단 캠리와 2만 달러(약 2천2백만원) 상당의 집을 샀다고 밝혔다.
또 다른 용의자는 혼다 자동차와 소, 돼지 등 가축을 구매했다.
이 3명의 용의자는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들 외에 또다른 한 명의 용의자는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
무가베 전 대통령은 1980년부터 37년간 독재자로 군림하며 짐바브웨를 통치했다.
한때 짐바브웨는 '절대 파산하지 않는 나라'라며 자신만만했던 그는 급격한 물가 상승과 실업으로 나라 경제가 붕괴하는 와중에도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
결국 측근과 동료들의 지지까지 잃은 그는 군부 쿠데타로 지난 2017년 11월 불명예 퇴진했다.
1년여 후인 지난해 11월에는 건강 상태가 나빠져 걸을 수도 없는 상태가 돼 치료차 싱가포르에 머문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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