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절도와의 전쟁 선포' 멕시코 대통령 "한발도 안 물러난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송유관 파괴행위 비난…국민의 협조 요청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새 대통령이 국가 경제를 좀먹는 석유 절도와의 전쟁에서 한 치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 멕시코시티로 이어지는 주요 송유관 운영을 막기 위한 파괴행위(사보타주)가 있다"면서 "석유 절도와의 전쟁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어제 말했듯이 송유관에 대한 파괴행위가 있었지만 수리를 마치고 정상적으로 가동했다"면서 "하지만 누군가가 송유관을 다시 막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유 지역인 서부 걸프만에서 중부 멕시코시티로 이어지는 송유관의 원활한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의 배후가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암로는 앞서 정부가 운영하는 송유관에 구멍을 내거나 정유소와 유통센터 저유소에서 몰래 빼돌려지는 석유가 연간 30억 달러(약 3조3천5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주요 시설에 군을 투입하는 등 전면전을 선포한 바 있다.
일부 조직은 훔친 석유를 모아 놓으려고 북부 지역에 저유 탱크를 운영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일반 국민은 물론 석유 절도 현장에서 망을 봐주거나 경찰 등 공권력의 단속을 막는데 일조하는 방식으로 석유 절도 조직에 기생해 돈을 벌어온 주민들의 지지도 촉구했다.
암로는 "전 국민의 협조와 도움을 요청한다"면서 "우리는 국민과 함께 악을 근본적으로 없애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국민이 불법행위에 가담해 수입을 챙긴다면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통해 같은 수입을 깨끗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최근 석유 절도조직이 송유관에 낸 수천개의 구멍을 보수하려고 일부 송유관의 가동을 중단했다. 대신 정유공장과 유통센터에서 직접 유조차로 석유를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멕시코시티를 비롯한 중서부 일대에서는 일부 주유소가 문을 닫은 가운데 운전자들이 휘발유와 경유를 넣으려고 영업중인 주유소마다 오랜 시간 긴 줄을 서면서 불편을 겪고 있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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