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가 실리콘밸리서 개발한 기술 中수출 막아
화웨이 美연구개발센터 '수출 라이선스' 갱신 안해줘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중국과 무역분쟁 중인 미국이 세계 최대 통신장비 제조업체 중국 화웨이가 미국에서 개발한 기술의 중국으로의 수출을 막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웨이는 지난 2011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연구개발 센터인 '퓨처웨이 테크놀로지(Futurewei Technologies)'를 설립, 각종 연구개발에 주력해오고 있다.
이 센터에는 약 700명의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이 종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미 당국과 화웨이가 주고받은 서류와 소식통 등을 토대로 미 상무부가 퓨처웨이에 대해 '수출 라이선스(면허)'를 갱신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 연구개발 센터가 개발한 기술 가운데 '수출 라이선스' 적용을 받는 기술을 본국인 중국으로 수출하는 길이 차단됐다는 것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6월 퓨처웨이 측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의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출 라이선스' 갱신 신청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퓨처웨이는 2014년 이후 수출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이 라이선스는 지난해 4월 만료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측은 반발하고 있지만 그동안 일부 기술의 중국으로의 수출이 막혔다고 WSJ은 설명했다.
수출 라이선스가 필요한 기술은 초고속 데이터 전송 기술을 포함한 통신 기술과 소프트웨어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퓨처웨이는 지난해 7월 미 상무부에 보낸 서한에서 관련 기술은 미국 밖에서도 광범위하게 취득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 미측의 '국가안보' 이유는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미국이 수출 라이선스를 갱신해주지 않으면 연구개발 센터를 미국 밖으로 옮겨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중국 측의 지적재산권 도용과 중국에 투자하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를 미중 무역협상의 핵심 의제로 삼고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WSJ의 코멘트 요청에 "수출면허 부여 과정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협상과는 독립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화웨이나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중싱<中興>통신) 등의 장비에 대해 해킹이나 스파이 행위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지난해 미국 최대 가전제품 소매업체 베스트바이는 화웨이 제품 판매 중단 계획을 밝혔다. 화웨이는 미국 2위 이동통신사 AT&T 등과 손잡고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10을 미국에서 직접 판매하려 했지만 국가 안보 우려를 제기한 미국 정부의 저지로 백지화됐다. 미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도 화웨이에 퇴짜를 놨다.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국가정보국(DNI), 연방수사국(FBI)을 포함한 6개 미 정보기관 수장들도 지난해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해킹 가능성 등을 우려하며 화웨이와 ZTE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또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은 미국의 요청으로 지난달 1일 캐나다에서 체포돼 미중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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