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 주택 주거침입 혐의는 무죄…청부살해 혐의로 무기징역 확정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서류를 위조해 거액의 자산가인 할아버지 주택 소유권을 자신 명의로 이전했지만, 인도를 거부당하자 주택에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40대가 일부 혐의만 유죄가 인정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앞서 배우 송선미 씨 남편을 청부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권성우 판사는 10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재일교포 1세 곽모씨의 장손 곽모(41)씨와 그의 부친(74)씨에게 각각 벌금 50만원과 300만원을 선고했다.
장손 곽씨는 아버지와 함께 조부 명의의 증여계약서 등을 위조해 종로구에 있는 조부 주택의 소유권이전 등기를 완료했다.
하지만 사촌지간이자 송씨의 남편인 고모씨가 조부로부터 주택을 빌려 사무실로 사용하며 주택 인도를 거부하자 이를 빼앗으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들은 2017년 4월 17일 오후 8시께 열려 있는 출입문을 통해 고씨가 점유 중인 조부의 주택에 침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법원은 이들에게 주거침입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부를 찾던 중 불이 켜진 것을 확인하고 조부가 돌아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주택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점, 들어갈 때 문이 열려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주거침입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손 곽씨가 당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던 A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던진 혐의(재물손괴), 부친 곽씨가 A씨에게 욕설을 하며 폭행한 혐의(특수폭행) 등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죄가 인정된 부분은 피해자와 합의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장손 곽씨는 2017년 8월 고씨를 청부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작년 12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아들의 문서위조 등의 범행에 가담한 부친도 징역 3년이 확정됐다.
bo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