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파항주 왕세자, 차기 국왕 선출 유력시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의 술탄 무하맛 5세(50) 전 국왕이 전격 퇴위한 가운데, 파항주의 왕세자인 ?쿠 압둘라 이브니 술탄 아흐맛 샤(60)가 차기 국왕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10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항주 왕실협의회는 11일 회의를 소집해 ?쿠 압둘라가 파항주 술탄 위를 계승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파항주의 술탄인 아흐맛 샤(89)의 아들인 ?쿠 압둘라는 2년 전부터 섭정을 맡아 고령인 아버지를 대신해 파항주를 다스려 왔다.
연방제 입헌군주국인 말레이시아에선 말레이반도의 9개 주 최고 통치자들이 돌아가면서 5년 임기의 국왕직인 '양 디-페르투안 아공'을 맡는다.
클란탄주의 술탄인 무하맛 5세는 지난 6일 공식 퇴위했으며, 순번상 다음 국왕은 파항 주의 술탄 아흐맛 샤가 될 차례였다.
하지만 술탄 아흐맛 샤는 1979∼1984년 한 차례 국왕 위를 역임했고, 고령과 건강 악화 때문에 재차 국왕 직무를 수행하기 힘든 형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선 다음 순위인 조호르주의 술탄 이스칸다르(60)나 페락주의 술탄 나즈린 샤(62)가 대신 국왕 직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됐다.그러나 파항주는 순번을 포기하지 않고 ?쿠 압둘라를 차기 국왕 후보로 내세우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각 주의 최고 통치자들로 구성된 '통치자 위원회'(Majlis Raja-Raja)는 이달 24일 새 국왕을 뽑기로 했으며, 선출은 단일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로 진행된다.
무하맛 5세는 지난 2016년 말 제15대 국왕에 즉위했으나 불과 2년여 만에 조기 퇴위했다. 현지에선 그가 러시아 출신의 여성 모델과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 것이 문제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왕위 버린 말레이시아 국왕, '세기의 로맨스' 주인공? / 연합뉴스 (Yonhapnews)
말레이시아 국왕은 명목상 군 통수권자와 3부 수반이지만, 통치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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