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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삶' 日 97세 노승 "참으면 좋은 일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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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삶' 日 97세 노승 "참으면 좋은 일 생겨요"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괴로운 일도 영원히 계속되진 않죠. 지금 함께 있는 사람과 잘 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본에서 소설 쓰는 비구니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세토우치 자쿠초(???寂?) 스님이 최근 새해맞이 법회에서 신도들에게 던진 말이 현지 언론을 통해 소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9일 NHK 보도에 따르면 올해 97세가 되는 자쿠초 스님은 교토시(市) 사쿄구(區)에 있는 자신의 사찰(寂庵)에서 전국에서 온 100여 명의 신도를 상대로 신년맞이 설법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인생을 살아보니) 참고 지내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긴다"며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괴로운 일에 절대로 굴복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어 "죽고 싶어질 때도 하루를 참고 자고 일어나면 죽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해지게 마련"이라며 삶에 대한 새해의 마음가짐을 다잡으라고 주문했다.
문예지에 새 소설 연재를 시작한 세토우치 스님은 또 "일을 그만하라는 얘기를 주위에서 듣지만 소설가는 문예지에 글을 쓰고 싶어한다"며 "(연재) 도중에 죽더라도 여한이 없다"고 강한 집필 의지를 밝혔다.
자동차로 약 두 시간 거리인 후쿠이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법회에 왔다는 34세 여성은 "올해 3월 첫 애를 낳는데 스님의 설법을 듣고 즐겁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세토우치 스님은 도쿄여자대학 재학 시절에 결혼한 남편과의 사이에 딸을 둔 상황에서 불륜에 빠졌다가 가출까지 하고 혼인 생활을 정리한 과거가 있다.
이혼 후 소설가의 꿈을 품고 글을 쓰기 시작해 34살이던 1956년 첫 작품 '여대생 곡애령'(女子大生·曲愛玲)으로 신초(新潮)동인잡지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1958년에는 작품 '가신'(花芯)으로 포르노 소설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자궁작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이런 행적 때문에 출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다가 1973년 이와테현의 주손지(中尊寺)에서 마침내 수계(受戒)하고 천태종 비구니가 됐다.
출가 후에도 한때 금욕적 생활을 하기보다 남자친구 사귀기와 화장을 하고 술을 마시거나 고기를 잔뜩 먹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굴곡진 인생을 뒤로하고 1987년 덴다이지(天台寺) 주지가 됐던 그는 지금은 90세가 넘었지만, 여전히 소설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대중을 상대로 한 설법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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