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미 항모 탑재기 훈련 도우려 섬 사들인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일본 정부가 미 항공모함 탑재기의 훈련 편의를 위해 무인도를 사들인다.
미국과의 군사협력을 강화해 양국 간 안전보장 체제를 한층 공고히 하면서 군 기지 조성에 수반되는 대민 갈등도 피하기 위한 포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9일 일본 정부가 미 항모 탑재기 훈련(FCLP)을 돕기 위해 규슈(九州) 남단 가고시마현(?)의 무인도인 마게시마(馬毛島)를 매입하는 계약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011년부터 마게시마를 후보지로 고른 이후 오랜 기간에 걸쳐 섬 소유주와 매입 협상을 벌여왔다.
이번에 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일본 주둔 미군의 훈련 환경이 개선되고 미일 양국 간 안전보장체제가 강화될 것이라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일본 정부가 이 섬을 사는 데 쓴 돈은 160억엔(약 1천6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일본 방위성은 금주 안으로 섬 대부분 지역의 소유권을 가진 도쿄 소재 부동산 개발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올 3월 말까지 매입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다네가시마(種子島)에서 서쪽으로 약 12㎞ 떨어진 마게시마는 8㎢ 넓이의 작은 무인도다.
일본 정부는 매입 절차가 끝나면 자위대 시설을 정비해 미군과 함께 사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키나와 미군 후텐마 비행장에 배치된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의 훈련도 이 섬에서 하도록 해 주민 반발을 사고 있는 오키나와 미군 기지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요미우리 보도에 따르면 미 항공모함 함재기부대에 소속된 약 60기의 군용기는 작년 3월까지 도쿄 인근의 가나가와현 아쓰기(厚木)기지에서 혼슈(本州) 남서부의 이와쿠니(岩國, 야마구치현) 기지로 전부 이전했다. 인구 밀집 지역인 아쓰기기지 주변 주민들의 소음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쿠니는 항모의 갑판처럼 조성해 놓은 함재기 이착륙 훈련장이 있는 오가사와라[小笠原] 제도 중앙의 이오(硫?) 섬에서 약 1천400㎞나 떨어져 있어 아쓰기기지보다 훈련장으로 가는 함재기의 이동거리가 200㎞나 더 멀어지는 문제가 생겼다.
이 때문에 미군 측은 조종사들의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이와쿠니기지에서 400㎞ 거리의 마게시마에 함재기가 주둔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일본 정부에 요구해 왔다.
결국 양국간 방위 협의체인 미일안전보장협의위원회는 2011년 6월 작성한 공동문서에 마게시마를 이착륙 훈련(FCLP) 함재기의 이전 후보지로 명기했고, 이에 맞춰 일본 정부는 섬 매수를 추진해 왔다.
FLCP(Field Carrier Landing Practice)는 항공모함에 이착륙하는 조종사의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육지에 만들어 놓은 활주로를 항공모함 갑판으로 상정해 훈련하는 것을 말한다. 미군은 1991년부터 이오 섬에서 FLCP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