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죄판결 비율 99.9%로 세계 최고…"中 사법체계에 경종 울릴 선례"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에서 억울하게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25년을 복역한 남성이 국가로부터 거액의 배상금을 받았다고 중국 펑파이(澎湃)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류중린(50)이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22살이던 1990년 한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18세였던 이 여성은 지린(吉林)성 둥랴오(東遼)현의 한 강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류중린은 이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1994년 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하지만 그는 옥중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고, 2012년 지린성 고급인민법원에서 해당 사건의 재심이 시작됐다.
결국, 복역한 지 25년만인 2016년 1월 류중린은 풀려났고, 지난해 4월에는 증거불충분으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의 복역 기간은 중국 사법사상 '억울한 옥살이'로 인정받은 사례로서는 가장 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전날 그는 국가로부터 총 460만 위안(약 7억5천만원)의 피해배상금을 받았다.
여기에는 정신적 피해배상금 190만 위안과 신체적 자유를 침해한 데 대한 배상금 250만 위안 등이 포함됐다.
류중린이 복역한 기간이 9천217일이므로, 감옥에서 보낸 하루당 500위안(약 8만2천원)의 배상금을 받은 셈이다.
다만 이는 류중린과 그의 변호사가 요구한 1천670만 위안보다는 훨씬 적은 배상 규모이다.
류중린은 기자들에게 "배상금에 만족하지만, 나의 가장 좋은 날들을 빼앗긴 것은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배상은 피의자에게 가혹하기로 유명한 중국의 사법 시스템에 경종을 울릴만한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6년 기준으로 중국 법원의 유죄판결 비율은 99.9%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에 미국 연방법원의 유죄판결은 93%에 그쳤다.
지난해 말에도 1995년 한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진저훙(50)이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고 23년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그의 변호사는 진저훙이 고문을 견디다 못해 거짓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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