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마부키 사토시 "'우행록'은 인간내면 파헤치는 작품"
"하정우·송강호와 연기하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한국에서의 인기를 전혀 실감하지 못한 상태로 왔어요. 서울 시내를 걸으면 저를 얼마나 알아보시는지 궁금하네요."
영화 '우행록: 어리석은 자의 기록'(이하 '우행록') 홍보차 한국을 찾은 일본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39)는 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우행록'은 주간지 기자 다나카가 도쿄의 주택가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사건을 취재하는 내용으로, 2006년 출간된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제목처럼 인간이 지닌 어리석은 본성을 파헤친다.
다나카를 연기한 츠마부키는 "인간 내면을 상당히 깊이 파헤치는 작품이다"며 "한국에 심리 묘사를 잘 한 섬세한 영화가 많다. 평상시에 한국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그 섬세한 부분을 알아채고 봐줄 것 같다"고 말했다.
츠마부키는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다나카를 연기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작 소설이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돼 다나카에 대해 손에 잡히는 것이 없었다"며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나는 인물이 아니어서 연기하기가 만만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신문사에 견학 가서 기자를 상대로 취재하기도 했다"며 "첫 장면인 버스 안에서의 모습이 다나카가 어떤 인물인지 각인될 정도로 강렬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9년 만에 내한한 그를 한국 팬들이 따뜻하게 맞아준 데에 대해 츠마부키는 연신 감사를 표했다.
그는 "한국에 셀 수 없을 정도로 여러 번 왔는데 지난번 공식 방문 이후 9년 만에 왔다"며 "한국분들은 언제나 따뜻하게 맞아주신다. 들고 오는 작품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해 주셔서 기쁘다"고 강조했다.
츠마부키는 "하정우·송강호, 그리고 나홍진 감독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츠마부키가 영화에 쏟은 여러 애정과 노력 덕분인지 그는 다나카를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초반에는 다나카가 살인사건 피해자들 이야기를 듣는 형식인데 대화하는 상대마다 목소리와 표정에 미묘하게 차이를 둔다. 덕분에 관객이 다나카 시선과 생각을 따라가면서 영화에 집중할 수 있다.
영화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다나카가 취재하는 일가족 살인사건이 아동 학대 혐의로 체포된 다나카 여동생 미치코(미쓰시마 히카리 분) 이야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추리하다 보면 반전을 유추해낼 수도 있다.
스릴러 형태를 띠지만 사회 고발적이며 전하려는 메시지도 직접적이다.
영화는 일본의 현대 계급사회와 그에 휘둘리는 어리석은 인간들을 담아냈지만 분명히 이 주제는 이른바 '수저론' 등이 대표하는 한국 사회의 모순과도 관련이 있다.
다만 주제를 전달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은 일본다워서 국내 관객들은 어느 정도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
오는 17일 개봉.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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