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먹거리 물가 급등…생강·도시락·오징어채 '껑충'
농축수산물 중 10% 이상 상승 품목만 24개…외식물가 대부분, 전체 소비자물가 보다 많이 올라
빵·삼각김밥·즉석식품 등 1인·고령가구 찾는 간편식 물가 '들썩'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작년 먹거리 물가는 생강·고춧가루·마른오징어 등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전체 물가 지표의 안정된 흐름과는 대비됐다.
외식물가에서는 도시락·갈비탕·김밥·떡볶이·짬뽕 등 편하게 사먹는 음식의 가격 상승 폭이 컸다.
빵·삼각김밥·즉석식품 등 한 끼를 가볍게 해결할 수 있는 가공식품 물가도 들썩였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보다 1.5% 상승했다. 전년 상승률(1.9%)보다 0.4%포인트 낮았다. 그러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상당히 높았다.
특히 농축수산물(3.7%)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보다 배 이상 높게 뛰는 등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농축수산물 73개 품목 중 24개 품목은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물가상승률 보다 높이 오른 품목은 44개에 달했다.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품목은 생강으로, 전년보다 66.0%나 뛰었다. 2001년(117.2%) 이후 17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었다.
생강 물가는 2년 연속(2016년 -23.8%, 2017년 -23.3%) 큰 폭 하락했으나 지난해는 여름철 폭염으로 생산량이 급감하며 폭등했다.
고춧가루(33.0%), 마른오징어(30.2%), 낙지(30.2%), 쌀(27.1%), 고구마(24.9%), 감자(21.4%), 오징어(20.9%)도 20% 이상 뛰었다.
반면 달걀은 -28.1%를 기록했다. 2017년 조류 인플루엔자(AI) 창궐 영향으로 큰 폭으로 뛰었다가 지난해에는 농축수산물 품목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양파(-19.4%), 귤(-16.4%), 갈치(-10.7%), 밤(-10.4%) 등도 하락 폭이 큰 품목이었다.
지난해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3.0% 상승했다.
외식물가 39개 품목 중 대부분(35개)이 전체소비자물가 보다 높이 올랐다. 특정 품목 가격이 크게 뛴 것이 아니라 골고루 많이 올랐다는 의미다.
작년 가장 많이 오른 외식품목은 도시락(6.6%)이었다.
도시락은 2015년 처음 물가 측정 품목에 포함됐으며 2017년까진 변동이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1분기에 4개 도시락 제조업체가 가격을 올렸다.
이어 갈비탕(6.0%), 김밥(5.7%), 떡볶이(5.4%), 짬뽕(5.2%), 짜장면(4.5%), 설렁탕(4.4%), 죽(4.4%), 햄버거(4.3%), 라면(외식·4.2%), 냉면(4.1%), 볶음밥(4.1%) 등이 4% 넘게 올랐다.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학교급식비(-4.1%)가 유일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무상화 정책 영향이다.
가공식품은 1.3% 오르는 데 그쳐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덜 올랐다.
이 중에도 오징어채(18.5%), 어묵(8.5%), 두유(6.6%), 스프(5.7%), 생선통조림(4.4%) 등 26개 품목은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높이 올랐다.
특히 청년층이나 고령층 1인 가구가 끼니를 때울 때 찾는 빵(6.4%), 삼각김밥(4.4%), 즉석식품(4.2%) 등의 상승률이 높아 이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유식(-7.2%), 분유(-4.3%), 건강기능식품(-4.0%), 식용유(-3.7%) 등 20개 품목은 가격이 하락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물가 관계차관회의 등을 통해 가격 강세 품목을 대상으로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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