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부서장 잔치타 주교…사제 성폭력 '불난데 부채질'
내달 21∼24일 전 세계 주교회 의장들 회의 앞두고 악재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교황청은 고위직을 맡고 있던 아르헨티나 출신 구스타보 오스카 잔치타(54) 주교가 성적 학대 혐의로 예비조사를 받게 됐다고 발표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잔치타 주교는 아르헨티나 북서부 오란의 주교를 지냈고, 2017년 12월부터 교황청의 재무·회계·부동산관리 부서(APSA)를 이끌었다.
교황청 대변인은 "잔치타 주교가 APSA에서 일한 뒤로는 성적 학대 관련 혐의가 없고, 이 문제가 지난 가을에서야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잔치타 주교가 오란 재직시절 교구 신자들과 긴장 관계에 있었고, 신자가 그의 권위주의적 행위와 관련해 고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란 지역신문은 3명의 신자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교황청 대사에게 잔치타 주교를 성적 학대 혐의와 직권남용, 공금유용 문제 등으로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고발자들은 잔치타 주교가 2016년 오란에 세운 신학학교에서 성적 학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신학대학은 문을 닫을 예정이다.

오란의 주교가 관련 증거를 수집해 교황청으로 보내게 되며, 잔치타 주교의 혐의가 명확하게 드러나면 특별재판소에 회부하게 된다.
예비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잔치타 주교는 직위해제 상태로 있게 된다.
가톨릭교회는 지난해 미국, 호주, 칠레, 독일, 네덜란드 등 세계 곳곳에서 성직자들이 과거 아동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력 사건들이 속속 드러나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잔치타 주교에 관한 소식은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에게는 악재이다.
다음달 21∼24일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 학대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 주교회 의장들 회의가 바티칸에서 열릴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21일 교황청의 최고 행정조직인 쿠리아 구성원들 앞에서 "교회는 (사제들이 아동을 상대로 저지른 성 학대 문제를) 다시는 은폐하거나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교황은 이달 3일에는 미국 가톨릭 주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내부 다툼으로 미국 교회의 신뢰가 깨졌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