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英과 브렉시트 재협상 불가…협상대표간 회동 계획도 없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영국 의회가 이달 셋째 주에 유럽연합(EU)과 체결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문 비준동의 투표에 해당하는 승인투표를 앞둔 가운데 EU는 3일 영국과 타결한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해 재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미나 안드리바 대변인은 이날 주례 브리핑에서 EU와 영국 간에 타결된, 영국의 EU 탈퇴조건에 관한 브렉시트 합의문이 최선이고 유일하게 가능한 합의라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EU와 영국 협상 대표 간에 추가 회동 계획도 아직 없다고 전했다.
앞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당초 지난달 11일 예정됐던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문 승인투표를 이달 21일 이전에 실시하기로 연기하면서 논란이 되는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와 관련된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해 재협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U와 영국은 브렉시트 합의문에서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가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통과시 통행 및 통관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별도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의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안전장치'를 두기로 했다.
하지만 영국 의회 내 브렉시트 강경파 의원들은 종료 시기가 불명확한 이 같은 안전장치가 합의문에 담겨 있으면 EU에 계속해서 종속될 수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메이 총리의 재협상 요구에 대해 EU는 지난 13, 14일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이미 타결된 브렉시트 합의문의 내용을 명확하게 하는 논의는 가능하지만, 합의문에 대한 재협상은 불가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문 승인투표가 다가오는 가운데 양측은 계속 신경전만 벌이고 있다.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문 승인투표가 부결될 경우 오는 3월 29일 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U는 이날도 영국 측에 다시 공을 넘겼다. 안드리바 대변인은 "이제 영국 국민과 영국 의회가 결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이어 EU는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비준 절차를 시작했다며 EU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의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EU는 국경문제 안전장치에 대해 재협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언제든지 메이 총리의 견해에 대해 들을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