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이통사 OTT '동맹'…유료방송 M&A 회오리 부나
'아시아판 넷플릭스' 공동 육성…KT 등 후속 M&A 움직임 주목
IPTV·케이블TV·OTT 결합 경쟁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SK텔레콤[017670]과 지상파 3사가 3일 계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합키로 함에 따라 미국계 넷플릭스에 맞설 대형 토종 OTT가 탄생하게 됐다.
신설 OTT는 한류 콘텐츠를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며 '아시아판 넷플릭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특히 대형 OTT 탄생이 향후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며 업체간 인수·합병(M&A) 회오리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지상파·SKT, 넷플릭스·유튜브 대항마 육성…한류 수출도 기여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OTT '옥수수'(oksusu) 사업 조직과 지상파 3사의 공동 출자 콘텐츠연합플랫폼 '푹(POOQ)'을 통합해 신설 법인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국내 미디어 생태계를 키우고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포석이다.
SKT가 대규모 투자 유치를 주도하고 지상파 3사는 확보된 재원을 콘텐츠 제작과 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SKT는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해외 한류 콘텐츠 판매에 나설 방침이다.
지상파와 SKT가 손을 잡기로 한 것은 유튜브의 점유율이 급격히 높아진 데다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032640]와 제휴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데 따른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지상파 등 40여 개 방송사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작년 11월 성명을 내고 "LG유플러스의 불공정한 넷플릭스 연동형 서비스가 우리나라 미디어산업 전반을 파괴하는 뇌관이 될 것"이라며 제휴 철회를 촉구했다.
방송협회는 유튜브가 국내 동영상 시장 점유율 85.6%를 차지한 데 대해서도 인터넷 실명제 등 규제를 회피하고 정당한 대가 없이 불법 저작물을 마구 유통하는 등 불공정한 기회로 이뤄낸 결과라고 비판했다.
SKT와 지상파 3사는 신설 OTT를 통해 국내에서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공룡 OTT에 맞설 체력을 키우는 동시에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우수한 한류 콘텐츠가 많지만 이를 제대로 해외에 알릴 그릇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지상파는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면 수준 높은 한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고, SKT는 해외 네트워크를 가동해 미디어 한류 부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상파 3사와 SKT간 연합이 강화되면 유튜브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함으로써 시장 지형을 바꿀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KT, LG유플러스+넷플릭스·SKT+지상파 연합 맞설 묘수는
회원 수 946만명의 옥수수와 푹이 합쳐지면 고객 수가 1천만명을 넘어선다.
SKT와 지상파 3사는 통합으로 탄생할 신설 OTT의 지분율을 7대 3 수준으로 나눈 뒤 68만명 수준인 푹의 유료가입자가 300만~400만명으로 늘어나면 지분율을 5대 5로 바꾸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SKT가 지분율 과반을 확보해 신설 OTT의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G유플러스가 작년 11월 세계 최대 OTT 넷플릭스와 국내 안방시장 공략에 나선 데 이어 SKT가 콘텐츠 강자인 지상파 3사와 연합함에 따라 유료방송업계 1위인 KT도 대응에 나서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KT의 OTT 올레tv모바일 앱 사용자는 작년 9월 118만명으로 1년 전보다 2만명 감소했다. 옥수수(278만명)나 LG유플러스의 비디오포탈(251만명), 푹(123만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가 90만명으로 1년 새 약 3배로 증가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KT는 OTT 강화를 위한 협력 업체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T는 작년 9월 국내 개인방송 서비스 1위 사업자 아프리카TV[067160]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올레tv모바일에서 아프리카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와 스카이라이프[053210]의 유료방송 가입자가 전체 시장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작년 일몰된 만큼 합병을 통한 돌파구 마련 가능성도 주목된다.
KT는 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때 푹과 콘텐츠 연합설이 제기됐던 CJ E&M의 티빙(tving)도 덩치 키우기에 나설 수 있어 유료방송업계에 M&A 회오리바람이 몰아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CJ헬로[037560] 인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PTV와 위성방송을 가진 KT는 유료방송 시장 중 3분의 1을 점하고 있지만 OTT 등 새 수익원 창출 면에서는 약한 편"이라며 "앞으로 IPTV, 케이블TV, OTT 간 이합집산을 통한 살아남기 경쟁이 연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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