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해안에 독일 유골함 3개가 떠밀려온 사연은
해양장 하려다 직원 실수로 바다에서 떨어트려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독일에서 해양장(葬)을 통해 바다에 수장될 예정이던 유골함 3개가 난데없이 800㎞ 떨어진 이웃 네덜란드의 한 해변에서 잇따라 발견됐다.
네덜란드 서부 해안도시인 카트베이크와 노르드비크 해변에 최근 5일간 독일에서 화장한 사람의 유해가 담긴 유골함 3개가 떠밀려와 독일 당국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BBC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유골함들은 애초 독일에서 해양장에 쓰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들 유골함을 싣고 가던 네덜란드 해운회사의 선박에서 직원 실수로 유골함이 바다에 떨어졌다.
뒤늦게 이 유골함을 발견한 것은 노르드비크 해변 인근 주민이었다.
이 지역 주민 레인 반 두인은 아들과 함께 해변에서 바다표범을 구경하다가 유골함 중 하나를 발견했다.
그는 현지 언론에 "바닷가 근처에서 30년 넘게 살다 보면 온갖 물건이 떠밀려 온 걸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유골함은) 아주 기이했다"라고 말했다.
이들 유골함은 독일 북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의 한 화장장에서 처음 나왔다. 이번에 발견된 네덜란드 해안에서는 약 800㎞ 떨어져 있다.
해운회사 측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피해 유가족에게 어떻게 사과할지를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운회사 측은 또 발견된 유골함 중 두 개는 정식으로 장례를 거쳐 바다에 묻혔으며, 마지막 유골함도 같은 예식을 치를 것이라고 전했다.
독일 검찰은 사자에 대한 권리 침해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유럽 국가 중에서 가장 엄격하게 유해 처리 방식을 규제하고 있는데, 묘지 이외의 장소에서 유골을 가지고 있거나 매장하는 일, 그리고 뿌리는 일은 불법이다.
또한 수장(水葬)할 때는 친환경적으로 분해되는 유골함을 사용해 해안으로부터 최소 12마일(약 20㎞) 이상 떨어진 곳에서 공식적으로 지정된 선박을 통해 매장돼야 한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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