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일 만의 실전' 황인범의 자책 "자신에게 실망스러운 경기"
(아부다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몸이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벤투호의 '차세대 중원 사령관'으로 인정받는 황인범(대전)의 표정은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실망으로 가득했다.
1일(한국시간) 오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스타디움. 59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 축구대표팀은 중동의 난적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 나섰지만 '페널티킥 실축'과 '유효슈팅 제로'의 악재 속에 0-0으로 비겼다.
이날 평가전에선 반가운 얼굴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김학범호의 중원 조율사로 맹활약하며 한국 축구의 아시안게임 우승에 힘을 보탠 황인범이 주인공이었다.
아시안게임 활약을 발판 삼아 벤투호까지 승선한 공격형 미드필더 황인범은 '1기 벤투호'부터 꾸준히 A대표팀에 승선하며 기성용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인정을 받아왔다.
하지만 황인범은 지난달 20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왼쪽 무릎 내측 인대를 다치는 악재를 만났다.
무릎을 다친 황인범은 소속팀인 대전 시티즌의 프로축구 K리그2 플레이오프조차 출전하지 못한 채 재활에만 몰두했다.
완벽한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벤투호의 울산 전지훈련 캠프에 참가한 황인범은 힘든 재활을 이겨내며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려 왔다.
벤투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 평가전을 맞아 부상에서 벗어난 황인범을 테스트하는 차원에서 선발로 지목했다. 지난달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43일 만의 실전 경기였다.
하지만 황인범은 2선에서 볼배급의 정확성도 떨어지고, 상대와 몸싸움에서도 우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황인범은 전반만 뛰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교체됐다.
경기를 마친 황인범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훈련과 경기는 달랐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황인범은 "정식 경기에 나선 것은 정말 오랜만"이라며 "몸이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들어갔는데 많이 힘들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몸 상태는 많이 좋아지고 있다"라며 "무릎 내측 인대는 회복에 까다로운 부위다. 나도 계속 불안하고, 찌릿한 느낌이 아직 있어서 계속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오랜만에 경기를 뛰니 주위를 잘 살피지 못하고 상황 인식도 나빴다. 그래서 좋지 않은 판단과 볼 컨트롤의 실수가 건수도 많았다. 자신에게 실망한 경기였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자신감을 잃지 않고 스스로 강하게 마음먹고 끌어올리면 오늘 같은 좋지 않은 못한 모습을 다시 보여주지 않을 것"이라며 "대회 개막 때까지는 90% 이상의 몸 상태로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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