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장 거론되는 김성한 전 감독 "과거 폭행사건 많이 반성"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의 새 선수촌장 후보로 거론되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성한(60) 전 감독은 "과거 폭행 사건을 많이 반성했다"고 했다.
김 전 감독은 3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선수촌장으로 내정됐다는 얘기를 대한체육회로부터 들은 적도 없고, 누가 날 추천했는지도 모른다"며 "이기흥 체육회장 등 체육회 인사들을 전혀 알지도 못한다"고 부담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만일 내가 선수촌장으로 일할 기회를 얻는다면 한국 스포츠 발전에 헌신하고 싶다"고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체육회는 새 선수촌장과 사무총장을 뽑는 인선에 착수했다.
7명으로 구성된 체육회 인사추천위원회는 지난 27일 회의를 열어 선수촌장 후보 13명, 사무총장 후보 9명의 인사 검증을 시작했다.
내년 1월 8일 두 번째 회의에서 후보를 3배수로 압축해 적임자 1명씩을 결정할 참이다.
친분 있는 인사를 체육회 요직에 기용했다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이기흥 회장은 특정 종교·지연과 무관한 인사를 새 선수촌장과 사무총장에 선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성한 전 감독의 선수촌장 내정은 지난 19일 스포츠서울의 보도로 알려졌다.
체육회와 김 전 감독 측은 "내정 사실은 없다"고 보도를 부인했지만, 김 전 감독은 여전히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보도 직후 김 전 감독이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캠프에 몸담은 점을 들어 선수촌장 낙하산 설이 불거졌다.
또 김 전 감독이 KIA 감독 재임 시절인 2002년 코치를 방망이로 폭행한 이력도 새삼 문제로 떠올랐다.
프로에서 굵직한 이력을 남긴 인사가 엘리트 국가대표 선수들의 요람인 선수촌장에 선임되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체육계 불만도 터져 나왔다.
김 전 감독은 "과거 폭행을 많이 뉘우치고, 6년간 국민생활체육 광주광역시 야구연합회 회장을 거쳐 광주광역시야구소트볼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다른 방법으로 야구와 체육계에 이바지하는 데 힘써왔다"고 했다.
그는 "과거엔 폭력이 어느 정도 묵인되던 시대였고, 코치 폭행은 그런 와중에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이었다며 "폭력이 자행돼서도 안 되고, 폭력을 참을 수도 없는 지금의 시대정신엔 전혀 맞지 않는 일이었다"며 거듭 사과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을 두고 김 전 감독은 "문재인 당시 후보를 도운 건 맞다"면서도 "대선 후보 중 가장 나은 분이었기에 도왔을 뿐 당선 후 어떤 대가나 자리를 바란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전 감독은 "야구 감독도 했고, 협회 부회장으로서 행정 경험도 쌓았다"며 "선수촌장이라는 막중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면, 과거의 멍에에서 벗어나 마지막으로 한국 스포츠 발전에 꼭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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