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2019] ⑤ 표류하는 광주형 일자리 돌파구 찾나
이용섭 시장 주도 현대차와 투자 협상 재개…'임단협 유예' 여부가 쟁점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임금을 줄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현대자동차와의 투자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표류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용섭 시장을 단장으로 투자유치단을 새롭게 정비하고 재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마지막 쟁점인 '임금·단체협상 유예' 부분에 대한 이견을 좁혀 투자를 끌어낼 계획이다.
지난달 6일 성사 문턱까지 간 투자 협약 조인식이 무산된 이후 협상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 시장을 단장으로 한 투자유치단은 그동안 협상 과정을 점검하고 전략을 준비 중이다.
최근 현대차 인사가 이뤄지면서 이에 맞춰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다.
일단 시는 올해 국비에 사업비가 일부 편성됐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행복·임대주택 건설, 빛고을산단 진입도로 개설, 노사동반성장지원센터 건립, 직장어린이집, 개방형 체육관 신축 등 관련 예산 20억원이 반영됐다.
근로시간, 임금 등 주요 쟁점에서 합의를 끌어낸 점도 앞으로 협상 과정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쟁점이 좁혀진 만큼 이 부분에 역량을 집중해 합의를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5일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가 노동계가 반발하는 임단협 유예 조항을 빼고 연봉(초봉) 주 44시간에 3천500만원, 생산 규모 연산 10만대 등의 수정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초기 경영 안정을 위해서는 임단협 유예 조항이 들어가야 한다며 거부해 협약 조인식이 무산됐다.
현대차는 수차례 논의 끝에 만들어진 협상안이 바뀐 점을 문제 삼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시의 기대와는 달리 재협상 전망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단 임단협 유예 부분에 대해 현대차와 노동계 간 간극이 좁히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게 문제다.
그동안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와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현대차는 노사 협상에 반드시 유예 기간을 둬야만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임단협 유예는 법적으로도 맞지 않는 특혜라고 맞서고 있다.
임단협을 수년간 하지 말라는 것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도로까지 보고 있다.
양측이 이 부분을 두고 평행선인 상황에서 시가 내놓을 수 있는 중재·합의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던 정부와 정치권이 투자 협상이 부진해지자 전국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변수다.
주력 산업인 제조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군산, 거제, 울산 등에서 광주형 일자리 모델 추진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정부도 최근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제조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광주형 일자리를 경영 부진 속 과잉·중복 투자라며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현대차 노조, 민주노총의 반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노사 상생 모델 창출을 원하는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는 광주시가 가장 기대할 수 있는 지원군이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이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은 만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용섭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지만, 이제 한국경제의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과제가 됐다"며 "협상 당사자 간 신뢰회복과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시장이 직접 나서 하루빨리 투자 협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민정이 사회적 대화에 기반을 둔 혁신적 노사관계와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는 노사 상생 사회통합형 일자리 사업이다.
청년 실업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반값 연봉과 복지를 결합한 고용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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