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 없으면 진짜 개혁 무망', '비판은 당내 불만 반영'
체제에 가까운 학자도 가세, 인터넷 삭제 불구 SNS서 퍼나르기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중국 국내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개혁개방 40주년 기념 연설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당국은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엄격히 단속하고 있지만 이런 비판은 개혁파 지식인뿐만 아니라 체제에 가까운 학자들에게서도 나오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지난 18일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개혁개방을 '위대한 혁명'으로 기리면서도 공산당의 지도가 있었기에 실현 가능했다고 지적, '당이 모든 활동에 대한 지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30주년 기념식 때 연설한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과거 100년간의 '3대사건'으로 1911년 신해혁명과 1949년 신중국 건국, 1978년에 시작된 개혁개방을 꼽았다.
그러나 시 주석은 올해 40주년 연설에서 신해혁명을 언급하지 않은 채 1921년의 공산당 창당을 추가했다. 당 지도의 중요성을 지적해 3년 앞으로 다가온 창당 100주년의 의미를 강조하려는 뜻이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정치개혁에 대한 표현은 크게 후퇴했다. 10년 전 후진타오는 "정치체제개혁을 중단없이 추진할 것"이라면서 "민주가 없으면 사회주의 현대화도 없다"고 역설했다. 민주선거와 인민의 알권리 등도 언급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향후 과제로 정치체제개혁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연설내용에 대해 연설 직후부터 잇따라 이론이 제기됐다. 제자 출신의 정부 간부가 많은 경제학자 우징롄(?敬璉)은 연설 다음날인 19일 "말만 할게 아니라 민주화를 추진해 권위주의 발전모델을 민주발전 모델로 전환하는게 유일한 길"이라는 글을 인터넷에 발표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진짜 개혁을 할 수 없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시 주석의 모교인 칭화(淸華)대 쉬장룬(許章潤) 교수도 홍콩 미디어에 발표한 칼럼에서 "바꿔야 할 것은 반드시 바꾸고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은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시 주석의 연설내용에 동의한다면서도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바꾸지 말아야 할지는 "공산당 일부 인사들이 결정할 수 있는게 아니다. 전국민이 의논해 다듬어야 한다"고 강한 어휘로 주장했다.
베이징(北京)대 장웨이잉(張維迎) 교수는 지난달 경제지 '재경(財經)'에 실린 칼럼에서 "현명한 사람은 자기가 무지하다는 걸 안다"고 말해 미국과 유럽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던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자세를 칭찬했다.
이런 비판 대부분은 인터넷에서 삭제되고 있지만 SNS를 통해 속속 퍼날라지고 있다. 역사학자인 장리판(章立凡)은 "공공연한 비판은 정치도 개혁하지 않으면 위기가 높아질 것이라는 당내의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덮어놓고 내말을 들으라고만 해서는 미국과의 대립 등으로 경제가 악화하면 지도자로서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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