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예정 아프간 대선, 두세달 연기…"투표시스템 문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내년 4월로 예정된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 일정이 두세달 늦춰진다.
27일 아프간 톨로뉴스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아프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투표시스템 문제 등으로 내년 4월 20일에 치르려던 대선을 몇 달 뒤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아프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대변인인 압둘 아지즈 이브라히미는 AP통신에 "지난 10월 총선 때 불거진 투표시스템 관련 기술적 문제를 고치려면 몇 달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정 선거를 막으려면 선거인 명부를 확인하고 시스템 운용과 관련해 직원들도 교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인 하피줄라 하셰미도 톨로뉴스에 대선을 치르려면 선거 관리 조직 등을 더 개선해야 하며 유엔(UN) 등과 대선 일정을 두세 달 연기하는 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새 대선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BBC방송은 내년 7월 중순이나 8월 초에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프간 정부는 지난 총선에서 유권자 생체 인증 등록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지만, 총선 당일부터 인증 과정에 문제가 생기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결국 선관위는 인증 과정에 문제가 생긴 일부 투표소의 투표를 하루 더 연기하기도 했다.
어렵사리 투표는 마무리됐지만, 기술적 문제 등으로 지금까지도 총선 최종 개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개표 과정에 잡음이 일면서 공공단체인 아프간 선거민원위원회(ECC)는 이달 초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된 카불 주의 투표 결과를 모두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프간에서는 2014년 대선 때도 광범위한 부정 선거가 저질러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대선 일정이 연기되면 현재 미국 등이 추진하는 아프간 평화협상에는 도움이 되리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협상 추진 당사자들이 시간을 더 가지면서 이견을 조율할 수 있어서다.
미국은 현재 반군 탈레반과 여러 차례 만나며 공식 평화협상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에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탈레반과 회담을 갖고 3개월 휴전안 등을 논의했다.
앞서 일부 아프간 정치인들은 "임기 5년의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탈레반이 평화협정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대선 일정 연기 필요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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