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국방부에 제도 개선 권고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국방부가 군종법사 선발·운영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외 다른 불교 종단을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평등권 침해'라는 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군종 분야 병적 편입대상 종교 선정에서 조계종 외 다른 불교 종단의 경우에도 관련 법령상 요건을 충족하면 선정될 수 있도록 국방부 장관에게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공군 소령이었던 A씨는 1997년 불교대학 2학년 재학 중 군종사관후보생으로 선발됐으며 2001년 군종법사(군종장교)로 임관했다. 승려로서 임관하는 군종장교는 조계종 종단 소속으로만 운영되며 임관 당시는 결혼이 인정됐다.
A씨는 2008년 양가 부모의 결혼 허락을 받았고, 이듬해 자녀를 임신해 혼인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2009년 3월 조계종은 군종장교의 결혼을 금지하도록 종헌을 개정했다.
2011년 2월 혼인신고를 한 A씨는 조계종에서 제적됐다. 이후 군종장교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불교태고종으로 승적을 옮기게 됐다.
하지만 군 측은 조계종에서 제적됐다는 이유로 심의를 거쳐 A씨를 '현역복무 부적합'으로 의결하고 지난해 7월 전역 처분했다.
이에 A씨는 현역복무 부적합 전역처분이 부당하고, 군종법사를 조계종 종단으로만 운영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기독교의 경우 장로, 감리, 침례 등 10여개 교단이 군종장교를 선발할 수 있으나 불교의 경우 1968년 이래 50여년간 조계종 종단으로만 운영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감사원은 2014년 동일 사안에 대해 감사하고 군종법사를 조계종으로만 운영하는 것은 공무담임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부가 불교 내 특정 종단만을 군종장교로 인정하고 있는 행위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이는 헌법 제11조에서 규정하는 평등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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