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몸살' 인도네시아 발리,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바다를 뒤덮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아 온 인도네시아의 유명 휴양지 발리섬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26일 트리뷴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와얀 코스테르 발리 주지사는 지난 21일 비닐봉지와 스티로폼, 플라스틱 빨대 등 3가지 제품의 사용을 금지한다는 규제안에 서명했다.
코스테르 주지사는 "이번 조치로 해양 쓰레기가 1년 이내에 70% 이상 줄어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당 규제는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시행되며, 위반자는 당국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코스테르 주지사는 덧붙였다.
발리 주정부는 자연적으로는 쉽게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를 떠다니는 문제로 골치를 앓다가 작년 '쓰레기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올해 초에는 영국 출신의 한 스킨스쿠버 전문가가 산더미 같은 쓰레기 섬과 바닷속을 떠다니는 플라스틱병과 컵, 비닐, 빨대 등을 찍은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발리섬 주변 해역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80%가량은 발리섬에서 버려진 것이다.
현지 언론은 호텔과 마을 등에서 버려진 쓰레기를 가져간 처리업자들이 비용을 아끼려고 하천에 쓰레기를 불법 투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보도했다.
역시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온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도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플라스틱 용기에 내년부터 세금을 매기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만7천여 개의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에서는 연간 129만t 규모의 해양 쓰레기가 버려진다. 이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와 관련해 작년 초 발리에서 열린 세계해양정상회의에서 8년 이내에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을 70% 이상 감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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