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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에서 맞은 성탄절' 어나이 "한국이 집처럼 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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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에서 맞은 성탄절' 어나이 "한국이 집처럼 편해"




(화성=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어도라 어나이(22·IBK기업은행)는 선수 소개 시간에 파란색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코트에 등장했다.
경기를 시작한 뒤에는 팀에 득점을 선물했다.
기업은행은 25일 성탄절에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의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어나이는 쉴 새 없이 날아올랐다. 팀 공격의 절반에 가까운 49.06%를 책임지는 부담 속에서도 어나이는 44.23%의 준수한 공격 성공률로 25득점 했다. 이 경기의 최다 득점자였다.
어나이는 지난 19일 김천 도로공사전에서 16득점, 공격 성공률 18.33%에 그쳤다. 당시 기업은행은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25일 성탄절 빅매치를 앞두고 양 팀 감독 모두 "어나이를 막느냐, 어나이가 뚫느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어나이는 도로공사의 집중 수비를 뚫어내며 도로공사에 설욕했다.
경기 뒤 만난 어나이는 "성탄절에 승리해서 다행"이라고 웃으며 "내가 안고 있는 과제가 '평균을 지키는 것'이다. 기복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19일 경기에서의 부진과 팀 패배가 어린 어나이가 더 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어나이는 생애 첫 직장을 한국에서 얻었다. 미국 하와이 출신인 어나이는 유타대학을 졸업하자마자 V리그 트라이아웃에 응시했다.
마지막 지명권을 가진 기업은행은 어나이를 택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의외'라는 평가였다.
어나이마저 "(트라이아웃 참가한 선수 중) 프로 경험이 많은 선수가 있었고, 내가 가장 어려서 지명을 기대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모두가 기업은행과 이정철 감독의 선택을 이해한다. 어나이는 443득점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실 그는 V리그 특유의 강훈련에 적응하지 못해 여러 차례 울었다. "직업의식이 부족하다"는 이정철 감독의 호된 질책에도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3개월여 한국생활을 하면서 V리그 문화와 이정철 감독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어나이는 "이정철 감독님과 사이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제는 감독님의 스타일을 안다"며 "그리고 지나고 보면 늘 감독님의 말이 옳았다"고 웃었다.
팀 동료 김희진은 "어나이가 아직 어리지만, 벌써 팀 에이스의 책임감을 드러낸다. 팀 동료와도 대화를 자주 한다"고 전했다.
순서대로 한국을 찾는 가족도 어나이의 적응을 도왔다. 이번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는 여동생과 보낸다.
어나이는 "여동생이 서울과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과 올림픽공원 등을 가고 싶어 한다. 함께 한국을 돌아다닐 것"이라고 연말연시 계획을 전했다.
구단이 걱정했던 향수병은 전혀 앓지 않았다. 어나이는 생애 처음으로 타국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도 밝은 표정으로 받아들였다.
어나이는 "팀 동료와 마니토 게임을 하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겼다. 지금은 한국이 집처럼 편하다"고 웃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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