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500대 부자 자산 574조원 증발…무역전쟁·불황우려 탓
상반기 역대최고 찍었다가 하반기 급락 '롤러코스터'
베이조스·저커버그·왕젠린 등 미중 거물들 수십조원씩 손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과 요동치는 금융 장세 속에 올해 전 세계 주요 부자들의 순 자산 가치 평가액이 500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억만장자 인덱스'(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 등재된 전 세계 500대 부자들의 순 자산 총액은 전날 기준 4조7천억 달러(약 5천285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무려 5천110억 달러(약 574조원)가 감소한 수치다.
이들의 자산 총액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5조6천억 달러(약 6천297조원)까지 불어나며 '역대급' 기록 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하반기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미국의 경기후퇴에 대한 우려가 증시를 급속히 냉각시키면서 자산 증가분을 상당 부분 토해내야 했다.
억만장자 인덱스가 2012년 처음 도입된 이래 연간 기준으로 500대 부자의 자산 총액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세계 최고 부자인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등 유수의 부자들도 이러한 휘발성 장세의 피해에서 예외가 되지 못했다.
베이조스의 순 자산은 지난 9월 1천680억 달러(약 188조원)로 정점에 이르렀다가 연말 들어 1천150억 달러(약 129조원)까지 빠졌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순 자산은 올 1월 이래 230억 달러(약 25조원)가 증발해 500인 중 최다 손실을 기록했다.
인덱스에 등재된 미국인 부자 173명의 순 자산 총액은 1조9천억 달러(약 2천136조원)로 작년 대비 5.9% 감소했다.
아시아의 부호들의 자산 감소도 컸다. 이 지역 부호 128명의 순 자산 감소액은 1천440억 달러(약 161조원)였다.
특히 아시아에서 순 자산 감소 상위 1∼3위가 모두 중국 출신으로 나타났는데 완다그룹 왕젠린(王健林) 회장이 110억1천만 달러(약 12조원)를 잃어 손실액이 가장 컸다.
중동의 부호들의 자산 감소에는 내부 정치 상황의 영향도 한몫했다.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주목받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반부패 정책에 걸려든 부호들이 최근 가석방되긴 했으나 사우디 '로열패밀리'의 통치에 대한 의심과 우려가 사우디 경제를 얼어붙게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여파로 사우디 최대 부호인 알왈리드 왕자의 순 자산이 34억 달러(약 4조원) 감소한 것을 비롯해 여러 부호가 자산을 잃었다.
이밖에 패스트 의류업체 자라의 창업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부터 이탈리아의 거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한때 세계 최고 거부였던 멕시코의 카를로스 슬림까지 줄줄이 순자산이 꺾였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