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3당 야권연대 구축…"보우소나루 정부에 공동대응"
노동자당은 당분간 독자 행보 유지할 듯…2020년 지방선거에 주력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좌파진영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을 앞두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민주노동당(PDT)과 브라질공산당(PC do B), 브라질사회당(PSB) 등 3당은 전날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과 새 연방의회 개원에 맞춰 야권연대를 구축해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3당 지도부는 성명을 통해 "보우소나루 정부에 공동대응하면서 브라질의 국익을 위한 의정활동에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도좌파 또는 좌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들 3당의 연방하원 의석을 합치면 69석으로, 전체 의석 513석의 13%를 약간 웃돈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그들이 나를 지지한다고 하면 그것이야말로 브라질을 걱정스럽게 만들 것"이라며 야권연대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대선에서 패배한 노동자당(PT)은 당분간 독자 행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연방하원 의석 56석을 보유한 제1당인 노동자당이 야권연대에서 헤게모니를 행사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이들 3당과 견해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자당과 3당은 여건이 조성되면 언제든 '좌파 연대'로 발전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하원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노동자당과 민주노동당은 2020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올해 대선에 출마했던 후보를 중심으로 당세를 확장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당 대선후보였던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파울루 시장은 전국을 도는 정치 로드쇼를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당은 좌파진영의 새로운 리더로 떠오른 아다지 전 후보가 전국 27개 주를 모두 방문해 지지층 결집에 나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다지 전 시장은 애초 부통령 후보였다가 부패혐의로 수감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출마가 좌절되자 대통령 후보로 나섰다.
10월 7일 대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46.03%)에 이어 2위(29.28%)를 기록하며 결선투표에 진출했고, 같은 달 28일 결선투표에서는 보우소나루 후보(55.13%)에 10%포인트 정도 뒤진 44.87%의 득표율로 패배했다.
민주노동당의 시루 고미스 전 후보도 전국 투어를 통해 정치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당 지도부는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지지세를 이어가기 위해 젊은 층을 당원으로 적극적으로 유입하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과정에서 한때 좌파진영의 대안으로도 꼽혔던 고미스 전 후보는 대선 1차 투표에서 12.47%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하는 등 만만치 않은 세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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