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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장애 어린이의 '형설지공'…산길 6㎞ 기어 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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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장애 어린이의 '형설지공'…산길 6㎞ 기어 통학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불편했던 인도네시아의 8살 소년이 매일 6㎞씩 산길을 기어서 학교를 오가는 사연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21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서(西)자바 주 수카부미 리젠시(군·郡)의 산골 마을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생 무클리스 압둘 홀릭(8)은 매일 아침 두 손에 샌들을 끼우고 통학 길에 오른다.
두 다리와 발이 기형적으로 작은 탓이다.
하지만, 홀릭은 힘든 티조차 내지 않고 어머니가 뒤따르는 가운데 산길을 기어 내려와 3㎞ 떨어진 학교로 향했다가, 수업이 끝나면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어머니 피핀(48)은 "길이 아주 가파른데도 홀릭은 매일 기어서라도 학교에 가려 한다"면서 "돈이 있다면 오토바이 택시를 타지만, 집안 사정이 나쁠 때는 기어서 통학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홀릭은 한 번도 불평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모습은 현지 방송을 통해 소개돼 인도네시아 사회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유엔이 정한 세계 장애인의 날인 이달 3일에는 서자바 주 브카시에서 열린 관련 행사에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홀릭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압둘을 만났을 때 내게 뭔가 원하는 것이 없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가 선물을 달라고 할 줄 알았지만, 그는 아무것도 원하는 것이 없다면서 단지 대학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홀릭은 조코위 대통령이 장래희망을 묻자 "소방관이 돼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답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다시 물어봐도 홀릭은 똑같이 대답했다. 훌륭한 일이다. 나는 '내가 해결해 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홀릭의 배움을 위한 열정과 자신감에 놀랐다면서 조만간 정부 당국자들을 파견해 홀릭이 대학까지 교육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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