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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불편한데" 택시잡기 별따기…"밀지마" 대중교통은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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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불편한데" 택시잡기 별따기…"밀지마" 대중교통은 '몸살'
시내 집회·행진으로 여의도 주변 교통 체증도 '심각'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전명훈 이효석 기자 = "몸이 불편해 버스·지하철은 타기 힘든데…."
'카카오 카풀' 시행에 반대하는 택시 업계가 대규모 집회를 열고 택시 운행을 중단하면서 20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4개 택시 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의사당대로에서 '제3차 전국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카풀 결사 반대"…택시기사들 여의도 집결 / 연합뉴스 (Yonhapnews)
이날 4개 단체에 속한 전국의 택시는 하루 운행 중단을 단행했다. 그 영향으로 시내에서 택시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직장인 A씨는 "업무상 미팅 때문에 서울 강남의 가로수길에서 사당까지 가는 카카오택시, T맵 택시를 다 불렀는데 30분이 지나도록 양쪽에서 한 대도 잡히지 않았다"며 "결국 지하철을 탔다. 평소 낮에 바로 택시가 잡혔는데 오늘은 파업의 여파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환자들은 특히 불편이 컸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 평소 택시를 잡으려는 승객들로 붐비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앞 택시 승강장은 썰렁했다. 택시 파업으로 택시를 타기 어려워 보이자 대부분 병원 방문객들은 아예 택시 잡기를 포기하고 승용차나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이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나온 80대 자매는 지팡이를 짚은 채 한참 승강장에서 택시를 기다려야 했다. 이모(83)씨는 "택시 파업을 한다는 것은 알았는데 올 때는 다행히 택시를 탈 수 있었다"며 "몸이 불편해서 버스나 지하철은 타기 힘들다. 집에 돌아가는 일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따금 승강장 앞을 지나는 택시들은 '휴무'라든지 '예약' 표시가 뜬 상태였고 이들 자매는 애가 타는지 초조한 표정으로 하염없이 택시를 기다렸다.
택시가 도로에서 종적을 감추자 시민들은 대중교통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강남구 삼성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는 승객을 이미 가득 채운 버스들이 추가 승객을 태우지 않고 정류장을 지나치는 상황이 속출했다.
그때마다 시민들은 "아∼" 하는 탄식만 내뱉었다.

지하철역에는 오후 6시가 채 되기도 전부터 직장인들이 몰려들어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든 수준이었다.
지하철이 승강장에 도착해 문이 열릴 때마다 시민들은 어깨를 맞댄 채 힘겹게 타거나 내렸고, 곳곳에서 "밀지 마세요"라는 짜증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삼성역에서 신천 번화가까지 걸어간다는 직장인 성모(33)씨는 "지하철로 두 정거장 정도 거리인데 평소 같으면 택시를 탔겠지만, 오늘은 택시가 없다"면서 "러시아워에 대중교통을 탔다가 기분을 상하느니 운동 삼아 걸어가는 게 낫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택시 파업 때문에 직장 내에서 '카풀'을 꾸리게 됐다는 이들도 있었다.
직장인 홍모(32)씨는 "과장님께 출근할 때 택시가 없어 조금 늦었다고 말씀드렸더니 혼내시기는커녕 집 방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태워주기로 하셨다"면서 "과장님이 분당까지 가시면서 수서와 판교에 사는 두 명을 태워주신다. 천사 같은 과장님을 만나 행복하다"며 웃었다.

이날 대회 참가자들이 여의도에 집결하면서 주변엔 심각한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주최 측은 이날 결의대회에 전국의 택시 산업 종사자 10만여 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서울·경기·인천·충남·충북·세종·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택시 수천 대가 여의도에 집결했다.
동·서 여의도를 잇는 의사당대로는 집회 인원으로 전면 통제됐고, 여의도를 가로지르는 여의대로는 2∼3차로에 택시가 겹겹이 주차돼 차로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집회가 진행된 오후 2∼4시께 마포대교, 서강대교, 원효대교 부근 등 여의도 주변에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시위대가 오후 4시에 마포역으로 행진하면서 교통 통제가 점차 해제됐고, 시위대에서 이탈한 택시기사들이 주차된 택시를 타고 귀가하면서 여의도 내 정체는 점차 풀리기 시작했다.
다만 오후 4시 이후 시위대의 행진이 마포대교 10개 차로 중 5개 차로에서 진행되면서 퇴근길 공덕역 부근과 마포대교를 이용하는 차량 역시 극심한 정체를 견뎌야 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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