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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유엔 PKO, 아프리카의 평화를 이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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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유엔 PKO, 아프리카의 평화를 이룩하다
유라시아 신화여행·현대사 몽타주·집은 그리움이다·우당 이회영…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유엔 PKO, 아프리카의 평화를 이룩하다 = 최영진 지음.
저자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사무차장보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유엔 뉴욕 본부에서 국제평화유지활동(PKO)을 경험했다. 그리고 2007년 10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약 4년간 아프리카 서쪽 코트디부아르에 있는 유엔평화유지임무단(UNOCI) 단장을 지냈다.
이 책은 2010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넉 달 동안 저자가 경험한 숨가쁜 역사를 담았다. 2010년 10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인 바그보가 선거 결과에 승복하기를 거부하면서 코트디부아르는 다시 남과 북으로 나뉘어 내전 위기에 빠져든다.
UNOCI는 공정한 투표 결과 와타라가 승리했다고 인증했고, 패배한 바그보는 이에 반란으로 대응했다. 자신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유엔에 추방 명령을 내리고, 선거에서 이긴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UNOCI 사령부를 포위한 것. 저자를 비롯한 주요 UNOCI 당직자들은 4개월 동안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총격의 위협을 받으며 사무실에 갇혀 지내야 했다.
이에 UN안보리는 "UNOCI가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바그보 측의 중화기 사용을 방지해도 좋다"는 결의안을 통과시킨다. 그리고 UNOCI는 유엔 평화유지군 역사상 최초로 무장 헬기를 동원해 반란을 진압한다. 반란을 진압한 UNOCI의 노력으로 코트디부아르는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게 됐고, 이는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평화와 민주주의를 심는 초석이 됐다.
저자는 "돌이켜 보면 이 '위기의 4개월'이 내 일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기간이었다"고 회고한다.
홍성사 펴냄. 324쪽. 1만4천원.



▲ 유라시아 신화여행 = 최혜영 등 7명.
경기문화재단이 진행하는 '신화여행' 시리즈 다섯 번째 책이다.
지난봄에 진행한 강연 '신화와 예술 맥놀이-유라시아 신화여행: 신화, 다시 이어지는 길'을 재구성했다. 일곱 명 신화 연구자가 각기 정통한 분야에서 유라시아 신화의 흥미로운 요소들을 풀어낸다.
유럽과 아시아를 관통하는 보편적 신화의 특성부터 지역에 따라 독특한 양상을 띠는 개별 신화들까지 두루 살핀다. 유라시아 유목민의 태양새와 고구려 삼족오, 시베리아에서 스칸디나비아로 이어지는 '순록길', 중국 3대 서사기와 소수민족 신화, 슬라브족 신화와 러시아의 성상화, 우리나라의 바리데기와 당금애기 신화까지 다양하게 만난다.
아모르문디 펴냄. 428쪽. 2만원.



▲ 현대사 몽타주 - 발견과 전복의 역사 = 이동기 지음.
현대사의 정설로 굳어진 역사 해석에 이의를 제기하고, 새로 발굴된 사료와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해 세계현대사의 중요한 순간을 새롭게 읽었다.
저자는 20세기 역사를 '장기 폭력사'라고 명명한다. 현대 과학기술이 집약된 살상무기로 인한 전무후무한 희생자 규모를 기록한 '전쟁'과 '폭력'을 염두에 둔 정의다. 한편으로 폭력의 역사를 제어하기 위한 노력도 존재했다. 저자는 이를 '단기 평화사'라고 부른다.
20세기는 폭력과 전쟁으로 점철된 야만의 시대이자 혁명과 평화를 꿈꾼 대안의 시대였던 것. 저자는 "역사는 구조와 상황의 필연적 결과이기보다는 인간의 의도와 의지, 선택과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돌베개 펴냄. 422쪽. 2만원.



▲ 집은 그리움이다 = 최효찬·김장권 지음.
집은 단순히 거주하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성장사와 함께하는 공간이다. 집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영혼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가 "집은 우리의 최초 세계다. 그것은 정녕 하나의 우주다"고 말한 이유다.
집(home)이 안식처로서 가족의 정이 느껴지는 공간을 의미한다면, 주택(house)은 건축물의 기능을 갖춘 공간으로서의 공간을 뜻한다. 요즘 한국사회에서 주거문화 대세를 이루는 아파트는 집(홈)을 주택(하우스)의 기능으로 전락시킨 대표적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인문학자와 한옥 건축가인 저자들은 우리가 정말로 살고 싶은 집을 이야기한다. 아파트나 빌라는 한 곳에서 오랫동안 사는 정주(定住)의 삶이 아니라 초원의 목동처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유목(遊牧)의 삶을 살게 한다. 노동과 재산의 지속적 재생산에 합리적인 주거 형태일 수는 있으나 우리의 기억이 차곡차곡 축적되는 곳일 수는 없어서다.
저자 최씨도 결혼 후 지금까지 23년 동안 열두 번을 이사했고, 그중 열 번 이상을 아파트에서 살았다. 그렇게 자주 아파트에서 살았지만 그 기억은 별로 남아있지 않다고 아쉬워한다. 아파트가 땅이 아니라 허공을 차지하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획일적 공간이어서인지 이사하고 나면 그곳에 살던 기억마저 덩달아 사라져버리더라는 것이다.
저자 김씨는 자신이 지은 한옥의 사례로 사고파는 주택이 아닌 오래 살고 싶은 집에 대해 들려준다.
인물과사상사 펴냄. 396쪽. 1만9천원.



▲ 우당 이회영 한번의 죽음으로 천 년을 살다 = 김태빈·전희경 지음.
우당 이회영(1867~1932)은 열린 사고로 시대 변화에 적절히 대응했고, 특권을 갖고 태어났음에도 이를 기꺼이 포기하고 평등을 실천했다. 왜적이 차지한 땅에서 단 하루도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는 의기를 보인 우당 6형제는 망명 길을 택했고, 36년간 타국에서 풍찬노숙하던 우당은 일제에 잡혀 뤼순감옥에서 비장하게 생을 마감했다.
우당의 삶에 흠뻑 빠진 저자는 자금성 인근에 있는 옛 거처를 시작으로 5년 동안 우당 발자취를 따라나섰다. 그리고 이번에 한 권의 책으로 답사기를 묶어냈다.
답사는 우당기념관-필운대-권율 장군 집터 등의 1코스와 중명전-한국은행-화폐박물관-상동교회 등의 2코스, 명동 집터-나석주 의사 의거터-국립서울현충원이라는 세 코스로 이뤄졌다. 내년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변곡의 시간이어서 출발의 의미가 더하다.
레드우드 펴냄. 228쪽. 1만3천원.


id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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