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경로당의 변신…젊은 여성들의 '셰어주택'으로 탈바꿈
30년 된 경로당 2층에 방 만들어…인천 부평구 "확대 예정"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인천의 한 낡은 경로당이 '셰어주택'으로 탈바꿈해 청년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16일 인천시 부평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시장역 근처 '중앙경로당' 2층을 리모델링해 전용면적 9∼12㎡ 크기의 4개 셰어주택을 만들었다.
구는 이 셰어주택을 지난해 6월부터 18세 이상 35세 미만 젊은 여성들에게 월세 10∼12만원을 받고 빌려주고 있다.
1988년 지어진 경로당 2층은 노후화에 따라 비가 새고 냉난방도 안 돼 경로당 노인들도 이용하지 않던 곳이다.
구는 이곳에 비가 새지 않도록 방수처리를 하고 단열공사와 내부 리모델링을 했다.
부평 지역에서 직장 또는 대학을 다니는 입주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방을 구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셰어주택에 입주한 대학생 A(19)씨는 "경기도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부평에 있는 학교까지 통학하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며 "셰어주택에서 살게 되면서 절약한 시간으로 아르바이트를 해 학비에 보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낡은 노인정을 개조해 젊은 층을 위한 주택을 만든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
지자체가 외부업체에 위탁 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셰어주택을 운영하는 것도 드문 일이다.
구는 노인정뿐만 아니라 행정재산 중 활용 가능한 시설을 찾아 이 같은 셰어주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셰어주택에 입주를 희망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구는 빈방이 생기면 자기소개서 등을 받아 입주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민간의 빈집을 매입해 구가 직접 셰어주택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경로당 일부를 사용하다 보니 이곳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불편할 것 같지만 설문조사를 했더니 오히려 젊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어 좋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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