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논란·CFO 체포에 미국 화웨이 직원 1천500명 '좌불안석'
수백명 연구원 R&D 시설, 특허·마케팅 본부 등 美 각지 분포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를 둘러싼 국가안보 위협 논란과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재무책임자(CFO) 체포 등 일련의 사태 때문에 1천500명에 달하는 미국 내 화웨이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웨이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의혹이 커지고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화웨이 제품을 금지하는 조치들이 이어지자 화웨이 미국 직원들은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직원은 "사람들은 내가 화웨이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기사를 읽고 있는지, 일자리에 대한 걱정은 안 되는지 먼저 묻는다"며 "내 대답은 '그렇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다른 직원들도 멍완저우 체포 소식이 전해진 이후 새 일자리를 찾기 시작해야 할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면서 자신의 사무실에는 살짝 걱정하는 사람들부터 아주 암담해 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에 직원 1천500명을 두고 있으며 그중 75%가량이 미국 현지에서 채용됐다. 상당수는 중국인이다.
화웨이의 미국 직원들은 텍사스주 플레이노에 있는 북미본부, 연구개발(R&D)센터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샌디에이고, 뉴저지주 브리지워터, 일리노이주 시카고 등 18곳에 나뉘어 일한다.
2001년 문을 연 북미본부에서는 엔지니어링, 특허, 인사, 마케팅 부문 직원들이 일하며 2011년 설립된 '퓨처웨이'라는 이름의 R&D 계열사에는 700명 엔지니어와 연구자들이 있다. 뉴저지주 브리지워터에도 2011년 문을 연 다른 R&D 시설이 있다.
화웨이 대변인은 미국기업으로부터 올해만 100억달러(약 11조2천억원) 부품을 사들였으며 50여 개 미국 대학과 연간 800만달러 규모의 산학협력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2012년 화웨이의 안보 위협에 관한 조사보고서를 펴낸 후에 화웨이 제품의 미국 내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미 의회는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일부 하원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미국 대학들이 쌓은 전문성의 혜택을 화웨이가 누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발언했다.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화웨이는 미국을 포함해 세계 170여개 국가에 18만명 직원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930억달러(약 104조4천억원)다.
일자리 안전을 걱정한다고 전한 화웨이 직원은 화웨이에 대해 "정직하고 좋은 회사"라고 평하면서도 "직원이 18만명이나 되면 몇몇 문제 있는 직원들도 있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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