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피차이 CEO "中 검열기준 맞춘 검색엔진 출시계획 없다"
의회 증인 첫 출석…의원들 정치적 편향성·개인정보 유출 질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구글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가 11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출석해 중국 당국의 검열 기준에 맞춘 검색엔진을 고안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피차이는 이날 하원 법사위원회에 증인으로 나와 구글의 이른바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에 대해 "그건 현재 내부적으로 하고 있는, 국한된 작업일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는 중국에서 철수한 구글이 중국 시장에 재진출하기 위해 중국 당국의 검열을 수락하는 기준을 스스로 설정하는 검색엔진 개발을 추진하는 작업을 말하는 것이다.
구글 직원 수천 명은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가 '악해지지 말라'는 사규를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미국내 인권단체들도 이 프로젝트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구글의 검색엔진 개발은 중국 공산당을 돕는 일"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피차이 CEO는 이날 증언에서 수차례에 걸쳐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를 개시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같은 나라에서 그걸 시작했을 때 검색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해 연구한 바 있다"면서 "한때 100명가량의 직원이 그 작업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피차이는 데이비드 시실린(민주) 의원이 '중국 당국과 검색 엔진 문제를 협의하고 있느냐'고 따져 묻자 "현재는 내부적인 작업일 뿐이다. 투명하게 밝힐 수 있어 기쁘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의사당 주변에서는 인권단체 회원들이 나와 구글의 중국 검열 수락 검색엔진 개발에 반대하는 피케팅 시위를 벌였다.
피차이가 의회에서 증언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9월 상원 정보위원회의 소셜미디어 기업 최고경영자 증언 당시에는 잭 도시 트위터 CEO와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만 출석했고 피차이는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의원들은 구글의 정치적 편향성, 최근 불거진 개인정보 유출 문제 등을 꺼내 피차이를 집중 질타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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