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송년 기자간담회 돌연 연기…금융위와 갈등설 확산
경영평가 2년 연속 C등급…"내년 예산 일단락된 후 신년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금융감독원이 송년 기자간담회를 이틀 앞두고 돌연 연기했다.
금감원은 '원내사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와 갈등설이 확산되고 있다.
금감원은 11일 출입기자단에 13일 송년 기자단 오찬 기자간담회를 신년회로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금감원은 기자간담회 연기 사유에 대해 '원내사정'이라고 명시했다.
금감원의 송년 기자간담회는 통상 한해 금융감독 현안을 정리하고 내년을 조망하는 정례적인 자리다. 이런 공식 행사가 명확한 사유 없이 연기되는 경우는 드물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내년도 금감원 예산 문제가 일단락된 후 신년회 형태로 언론과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지난해 경영평가 결과와 내년 금감원 예산을 둘러싸고 상위기관인 금융위와 대립관계에 있는 것이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와 관계 문제에 대해 언론의 질문이 집중될 가능성이 농후한데 이에 대해 윤 원장이 마땅한 답을 내놓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금융위원회는 최근 2017년 산하기관 경영평가에서 금감원에 2년 연속 C등급을 줬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S부터 A~E까지 6등급으로 나뉘는데 금감원은 2016년에 이어 또 C등급을 받았다. C등급을 받으면 임직원 성과급이 삭감된다.
금융위와 금감원 간 갈등은 내년도 예산을 놓고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금융위가 금감원 예산 심사권을 통해 1~3급 직원 비중을 현재 43.3%에서 30% 이하로 줄이라고 요구하자 금감원 노조는 금융위 해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금융위는 공공기관 수준의 경영 통제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나 감사원, 기재부가 지적한 방침과 절차에 따라 예산심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년도 금감원 예산이 곧 확정되는 만큼 매우 예민한 시기"라면서 "설화에 대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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