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美기지 설치설' 거듭 부인…"러 주장, 사실 아냐"
키프로스 외무 "러 외무와 통화하고 우려 표명"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동(東)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가 미군 기지 설치를 추진한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거듭 부인했다.
니코스 크리스토도울리데스 키프로스 외무장관은 7일(니코시아 현지시간) 현지 시그마TV와 인터뷰에서 미군 기지 설치설을 제기한 러시아 측에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힌 것으로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크리스토도울리데스 장관은 이와 관련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통화를 하고, "사실에 기반하지 않고 외교 관례를 넘어서는 (러시아) 발언에 우리 정부의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키프로스 정부와 러시아 정부는 뛰어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키프로스는 다른 여느 독립국가와 마찬가지로 우리 자신의 이익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도울리데스 장관은 다음달 모스크바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회담한다고 공개했다.
앞서 6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키프로스와 미국이 키프로스에 미군 기지 건설을 추진한다는 정보를 파악했다며, 키프로스에 미군기지가 설치된다면 대응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 대표단이 기지 후보지 여러 곳에서 현장 조사를 했으며 미국 정부가 군사협력 확대를 위해 키프로스 정부와 회담하며 노력을 쏟고 있다고 자하로바 대변인은 주장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목적은 숨길 것도 없이 러시아의 시리아 개입에 따라 그 지역(동지중해)에서 계속 커지는 러시아의 영향력을 억지하려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키프로스 정부는 같은 날 즉각 자하로바 대변인의 주장을 부인했다.
프로드로모스 프로드로모우 키프로스 정부 대변인은 "키프로스공화국은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인도주의 임무에 시설을 제공한다"면서, "그 경우에도 각국이 공식 요청을 하거나 키프로스와 해당국이 협약서(MOU)를 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튿날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미국과 키프로스가 안보 등 여러 분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구속력 없는 의향서에 서명했다"면서 "이를 두고 기지 건설 계획이라고 말하는 러시아 설명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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