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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호텔로 몰려든 사우디 로비스트들…500박 요금 지불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사우디 아라비아의 로비스트들이 2016년 미국 대선이 끝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호텔을 집중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의 지원을 받은 로비스트들은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3개월 동안 워싱턴 D.C에 소재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 500박에 해당하는 객실 요금을 지불했다는 것이다.
사우디 로비스트들은 2016년 12월 전까지는 주로 버지니아주 북부의 호텔들을 이용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갑자기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로 옮긴 것은 이례적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9.11 테러 피해자들이 외국 정부를 상대로도 소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에서 이들이 수십명의 미국 재향군인들을 이 호텔로 불러들였고 모두 27만 달러의 객실료를 지불했다고 전했다.
로비스트들 측에서는 이에 대해 객실료는 할인 혜택이 적용된 것이었으며 기존에 이용하던 호텔 대신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워싱턴을 방문한 일부 재향군인들은 자신들은 사우디 정부를 위해 로비를 하고 있는 것인지는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었다. 방문 주최 측은 이에 대해 누가 경비를 대는지를 솔직히 밝혔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포스트가 입수한 문건들을 보면 사우디 측은 2016년 12월부터 모두 6개의 재향군인 그룹을 이 호텔에 투숙케 한 것으로 돼 있다. 시기상으로는 의회가 문제의 법안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무력화시킨 직후다.
사우디 측의 로비는 이 법안에 대한 개정을 목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의회에서는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에게 동원된 일부 재향군인들은 방문 주최 측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답변했다.
한편 상원의 일부 의원들은 사우디의 권력 실세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에 관여했다는 정보당국의 보고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고 의회 전문지 더 힐이 이날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의 린지 그레이엄과 마르코 루비오, 토드 영 의원, 민주당 소속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에드 마키, 크리스 쿤스 의원이 초당적으로 발의에 참여했다.
상원은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의 피살 당시 보안군을 통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의회에 제공된 정보와 분석에 근거하면" 그가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고도의 확신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다.
결의안에서는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와 국제사회가 "빈 살만 왕세자를 포함, 모든 사건 당사자들의 책임을 물을 것"도 아울러 촉구하고 있다.
더 힐은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상원이 이 결의안을 채택한다면 빈 살만 왕세자의 연루 가능성에 회의적 입장을 밝힌 트럼프 대통령과는 분명한 선을 긋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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