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복귀 미루고 6살 미아 부모 찾아 준 해군 장병
3함대 양승민 상사, 외딴 도로서 길잃은 아이 보호
(영암=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해군 장병이 외딴 도로를 헤매던 아이를 외면하지 않고 부모를 찾아줘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부대 복귀까지 미루며 선행에 나섰던 주인공은 해군 제3함대사령부 소속 양승민(37) 상사.
양 상사는 휴일인 지난 2일 오후 1시 40분께 경기 평택의 집을 떠나 부대로 돌아가기 위해 부인과 승용차를 타고 평택역으로 향했다.
그는 오성면 인근 도로를 지나던 중 어린 여자아이가 홀로 고개를 두리번거리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근처에 마을은커녕 집 한 채도 보이지 않았고 가장 가까운 주택가도 차로 5분 이상 떨어진 외딴곳이었다.
양 상사는 차를 세우고 아이에게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물었다.
만 6세인 A양은 손으로 논길을 가리키며 "저쪽에 엄마, 아빠 아는 사람 집에 갔는데 안 보인다"며 부모의 이름이나 전화번호를 잘 모른다고 했다.
A양은 한참을 헤맸는지 양 볼이 빨갛고 눈가가 촉촉한 모습이었다.
양 상사는 A양이 놀라지 않도록 차에 태워 몸을 녹이도록 한 뒤 기차 안에서 먹으려고 가방에 넣어놨던 음료와 과자를 건넸다.
A양을 차에 태운 양 상사 부부는 A양의 이름과 사는 곳, 부모님의 인상착의 등을 하나씩 파악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오후 2시 37분 출발하는 기차를 타야 목포 인근 부대로 갈 수 있었지만 A양 혼자 파출소에 보낼 수 없어 열차표를 취소하고 아이와 동행했다.
파출소에서 A양을 발견한 장소와 상황, A양이 설명한 부모의 특징 등을 설명한 뒤 양 상사는 다음 입석 열차에 몸을 실었다.
양 상사는 열차 안에서 경찰로부터 "아이 아버지가 파출소에 왔다"는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다음 날 A양 부모가 양 상사의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밥이라도 한 끼 대접하고 싶다"며 사례의 뜻을 밝혔으나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며 사양했다.
양 상사는 "나 역시 세 아이를 둔 아버지이자 국민을 보호하는 군인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A양 부모님 연락처를 알게 돼 SNS에 올라온 다정한 모습의 A양 가족을 보고 참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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