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과 호흡 좋았다…'중고신인'이란 말 싫지 않고 감사"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시간이 멈추는 그때'는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제 전체 삶의 전환점이 됐어요."
배우 안지현(26)은 최근 종영한 KBS W 수목극 '시간이 멈추는 그때'의 김선아 역으로 첫 주연을 맡았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안지현은 씩씩하고 생활력 강한 선아가 드라마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배역과 닮아있었다.
안지현 자신도 '밝지만 내면엔 상처가 있는 선아'의 모습이 '중고신인'인 자신과 비슷하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선아의 아픔과 외로움을 보게 됐더니 저와 비슷하더라고요. 저는 데뷔한 지 8년이 됐는데 그동안에 연기에 대한 확신이 없어진 것 같았어요. 그러나 '시간이 멈추는 그때'를 하면서 제가 연기와 촬영현장을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죠. 앞으로 어떤 불안이 생겨도 조금은 이겨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 "'중고신인'이라는 말이 싫지 않고 오히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드라마는 시간을 멈추는 문준우(김현중 분)와 그 능력이 통하지 않는 선아 사이의 로맨스를 그렸다. 마지막 회에선 두 사람의 슬픈 전생이 공개되고 둘은 기억을 잃는다. 그러나 바닷가에서 다시 마주치는 '열린 결말'로 막을 내렸다.
안지현은 "개인적으로는 열린 결말이 맘에 든다"며 "여운이 많이 남았다"고 돌아봤다.
'시간이 멈추는 그때'는 드라마의 내용보다도 과거 사생활 문제 등으로 법정 공방을 벌인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의 복귀작으로 더 관심을 받았다.
안지현은 상대역이 김현중이라는 점에 대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도 첫 주연이다 보니 제 일 하기에도 바빴거든요. 촬영 시작하고 현중 오빠를 인간적으로 알게 되면서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죠. 연기 호흡도 좋았어요. 연기 호흡이 '좋다, 아니다'의 기준이 이 드라마로 생길 정도로 호흡도 좋았죠. 현장에서 오빠가 격려와 응원, 조언도 많이 해주고요."
케이블 드라마인 탓에 큰 반향을 얻지는 못했지만, 김현중의 팬들에게는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외국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다.
안지현은 "해외 팬들이 촬영장에도 찾아와서 응원을 해줬다"고 웃었다.
안지현은 2010년 단막극으로 데뷔해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2011), '학교 2013'(2013), '비밀'(2013), '도깨비'(2016), '시간'(2018) 등에 출연했다. 어린 시절부터 발레를 해 영국에서 유학했던 그는 부상으로 발레를 접게 되고 미국 대학 진학을 준비하던 중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첫 주연작을 마치고 배우로서 더 성장할 준비가 된 그는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어떤 배역이든 그 배역을 온전히 표현해낼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진부하지만 감사하는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는 배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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