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악수준 공해' 마드리드, 화석연료 차량 도심 통행 제한
그란 비아 등 유명 관광지 대상…보수 정당은 법원에 이의 제기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런던, 파리, 베를린 등에 이어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도 휘발유·경유 차량의 도심 통행이 제한된다고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통행 제한 지역은 마드리드 구시가지 중심인 그란 비아(Gran Via)와 푸에르타 델 솔(Puerta del Sol) 광장 주변을 포함한다. 평소 수많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 특별 허가증을 가진 차량만 통행이 허가된다.
진보 성향의 마누엘라 카르메나 시장이 도입한 이번 조치는 유럽에서도 최악으로 손꼽히는 마드리드의 대기 질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마드리드는 심각한 교통 체증과 디젤 차량 운행, 바람 없는 건조한 기후 등으로 유해물질인 이산화질소 오염 수준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향후에도 완전하게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보수 정당인 국민당(PP)이 의회가 행정적 규정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며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복잡한 예외 조항으로 제도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마드리드 외에 스페인 최대 도시 바르셀로나도 내년부터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차량 운전자에 벌금을 물릴 계획이다.
킬로미터당 95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최대 8인승 차량, 3.5톤 이상 대형 트럭, 오토바이 등이 대상이다. 관용 차량은 벌금이 면제된다.
유럽에서는 런던, 파리, 베를린, 오슬로 등이 대기질 개선을 위해 유해가스 배출 차량의 통행 제한을 시행 중이다.
스페인은 2040년부터 휘발유·경유 및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만성적인 대기오염을 해결하고자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입법을 추진하는 기후 변화 관련 법안에 포함된 것이다.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 중인 산체스 총리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기후 변화를 방치하는 것은 현재 그리고 미래 우리 삶의 질을 훼손한다"며 "더 건강한 지구를 위해 행동할 시점"이라고 썼다.
스페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약 6천명의 국민이 대기오염 관련 질환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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