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크리팔 독살미수 사건 관련 대러 2단계 제재 이행할 것"
국무부 관계자, 제재 임박 시사…'러 경제 타격 불가피' 관측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이 지난 3월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 독살 미수사건과 관련한 대러 2단계 제재를 곧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2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우리가 제재 결정을 미리 예고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률의 요구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대러 2단계 제재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국무부 대변인이 언급한 법률은 지난 1991년 제정된 '생화학무기 통제 및 군사적 이용 금지에 관한 법'(CBW Act)으로, 이 법은 위반자에 대한 제재를 규정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앞서 지난 8월 초순 영국에서 지난 3월 발생한 스크리팔 부녀 독살 미수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CBW Act에 따라 대러 추가제재를 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국가안보와 관련한 제품과 기술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하는 1단계 제재는 8월 말부터 발효했다.
미국은 이와 함께 90일 이내에 러시아가 화학무기 사용 중단을 약속하고, 유엔 조사팀의 자국 내 화학무기 시설 사찰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2단계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단계 제재는 외교관계 축소, 식품을 제외한 미국 상품의 대러 수출 전면 금지, 러시아산 제품 수입 금지, 러시아 항공기 미국 운항 금지, 러시아 은행들의 자금 조달원 차단 등을 포함한 보다 강력한 제재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러시아가 2단계 제재를 피하기 위한 미국 측의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애초 제시한 90일 시한이 지난 지금까지 추가 제재 부과 여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이 예고한 대로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할 경우 러시아 통화 루블화 가치가 1개월 새 10% 가까이 추락하는 등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초 영국 솔즈베리의 쇼핑몰에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 율리야(33)가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은 뒤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미국과 유럽 등은 러시아군 정보기관 요원들이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을 이용해 스크리팔 부녀를 중독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관련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