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20.36

  • 13.98
  • 0.55%
코스닥

693.15

  • 3.68
  • 0.53%
1/3

세계에 흩어진 문화재 450여점으로 고려를 조명하다(종합)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세계에 흩어진 문화재 450여점으로 고려를 조명하다(종합)
개경·불교·차·기술로 구성한 국립중앙박물관 '대고려전'
국보·보물 53건 출품…왕건상 자리는 비워둔 채 시작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올해 1년간 이어진 고려 건국 1천100주년 행사 백미이자 국립중앙박물관이 야심 차게 기획한 '대고려전'이 막을 올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 11개 기관과 국내 34개 기관이 소장한 고려 문화재 450여 점을 한데 모아 선보이는 특별전 '대고려 918·2018 그 찬란한 도전'을 4일 개막한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3일 언론 공개회에서 "대고려전은 규모와 노력, 예산 면에서 다른 전시를 압도하는 특별한 특별전"이라며 "지난해 12월 국립제주박물관이 선보인 '삼별초'전을 시작으로 소속 박물관이 진행한 고려 관련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배 관장은 "이번 전시는 향후 100년 동안 보지 못할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전시를 통해 한국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부심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려는 태조 왕건이 918년에 세워 1392년까지 존속한 국가로, 외국인을 재상으로 등용할 만큼 개방적이었고 외국 문물을 받아들여 독창적이면서도 수준 높은 문화를 창출했다.
중국 본토에 들어선 송(960∼1279)은 물론 거란족과 여진족이 고려 북쪽에서 세력을 형성한 국가인 요(916∼1125)와 금(1115∼1234), 몽골이 세운 원(1271∼1368)과 두루 교류했다.
고려미술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취지대로 전시에는 고려를 대표하는 유물인 불화, 불교 목판, 경전, 청자, 불상, 불감(佛龕·소형 휴대용 법당), 나전칠기, 금속공예품이 대거 출품됐다.
국보 19건과 보물 34건 등 국가지정문화재만 53건.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국보급 혹은 보물급 유물과 외국에서 온 고려 문화재까지 더해 볼거리가 풍성하다.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이 5천만원을 후원해 한국 나들이를 하는 이탈리아 동양예술박물관 '아미타여래도', 재조대장경보다 이른 시기인 1098년에 새긴 합천 해인사 목판, 현존하는 유일한 고려 은제 주자(注子)를 공개한다.
최 이사장은 언론 공개회 직후 전시장을 찾아 방명록에 "찬란한 고려의 문화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감사드립니다"라고 쓴 뒤 아미타여래도를 관람했다.



전시는 고려 수도 개경, 불교 사찰, 고려인이 즐겨 마신 차(茶), 고려가 이룩한 뛰어난 기술과 디자인이라는 네 가지 소주제로 구성했다.
제1부에서는 고려가 국가 정체성을 확립한 과정을 시작으로 국제도시 개경에 드나든 사람과 물품을 조명하고, 왕실이 후원해 꽃피운 찬란한 문화를 보여준다.
특별전 핵심이라고 할 만한 제2부에서는 경전을 베끼는 사경(寫經)과 금속활자 발명의 동인이었던 불교와 관련된 각종 유물을 소개한다. 크기가 다양한 불상과 불상 내부에 봉안한 불복장(佛腹藏), 불화가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이어 제3부에서 현대 커피처럼 고려인 일상에 깊숙하게 침투한 차와 교양인들이 향유한 문화를 살핀 다음 제4부에는 탁월한 기술과 미감으로 완성한 공예품을 진열했다.
정명희 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단순한 명품 전시를 뛰어넘어 미술로 역사를 들려주고, 오래된 물건으로 고려를 읽고자 했다"며 "고려의 첨단기술은 세상을 연결하는 힘이었다"고 말했다.
정 연구관은 이어 "고려가 이룬 창의성과 독자성, 통합의 성과와 예술성은 우리 안에 흐르는 또 하나의 유전자"라며 "조선 전기의 진보는 고려시대에 다져진 토양과 자양분을 바탕으로 이뤄졌고, 이는 다시 현재로 이어진다는 점을 공유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에 남은 고려 유물 대여를 추진한 박물관은 1992년 10월 고려 태조 왕건릉인 북한 개성 현릉(顯陵) 외곽에서 발견된 왕건상 자리는 이례적으로 비워둔 채 전시를 시작했다.
제1부에 사제 관계인 건칠희랑대사좌상(보물 제999호)과 왕건상만을 위한 독립된 공간을 마련했다. 왕건상 자리에는 지화장(紙花匠)이 만든 연꽃 대좌가 놓였다.
전시 도중에라도 왕건상이 북한에서 오면 왕건 스승을 새긴 조각상인 건칠희랑대사좌상과 만남이 처음으로 성사된다. 해인사 성보박물관에 있는 희랑대사좌상도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유물이다.
박물관은 고려전을 기념해 15일 한국미술사학회와 함께 학술대회를 열고, 전문가 초청 학술 강연회를 개최한다.
관람료는 성인 8천원, 8∼25세 어린이와 청소년은 4천원. 전시는 내년 3월 3일까지.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