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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뜬 '메탈 신' 주다스 프리스트, 사자후 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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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뜬 '메탈 신' 주다스 프리스트, 사자후 토하다
주다스 프리스트 네번째 내한공연…1천700명 메탈 팬 흥분과 열기로 타오른 100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드럼 비트, 공기를 할퀴는 기타 속주, 금속성의 날 선 보컬.
'메탈의 신'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가 강렬한 사자후를 토했다. 리치 폴크너(38·기타)를 제외한 멤버들의 평균 나이는 65.6세로 칠순을 바라봤지만, 무대를 호령하는 천둥 같은 사운드와 샤우팅은 살아있는 전설임을 입증했다.
롭 헬포드(67·보컬), 이안 힐(67·베이스), 스캇 트레비스(57·드럼), 글렌 팁턴(71·기타), 리치 폴크너 등 주다스 프리스트 다섯 멤버는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한국 팬들 앞에 섰다. 1천700여 예매자의 79%는 남성이었으며 연령대는 30대 37%, 20대 28%, 40대 25%, 50대 5%였다.
2008년 이후 네 번째 내한이자 정규 18집 '파이어파워'(Firepower)를 기념하기 위한 자리까지, 이번 공연에는 여러 의미가 담겼다. 그러나 무엇보다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 건 올해 2월 희귀 난치성 뇌 질환인 파킨슨병 투병 사실을 밝힌 글렌 팁턴이 다시 기타를 들었다는 점이었다.
오후 6시. 주다스 프리스트는 신곡 '파이어 파워'로 강렬하게 등장했다. 악마의 삼지창과 십자가를 결합한 상징이 활활 불타는 영상은 세상을 집어삼킬 듯한 헬포드의 보컬과 만나 충격을 줬다.
치아로 기타 현을 뜯는 폴크너, 스틱을 하늘 높이 던졌다가 드럼에 메다꽂는 트레비스의 '묘기'에 넋을 잃을 참이면 헬포드는 고막을 찢을 듯한 고음으로 관객의 시선을 다시 뺏어왔다.
팁턴의 빈자리는 젊은 기타리스트 앤디 스닙이 채웠는데, 두 대의 플라잉 브이 기타는 엔진이 두 개인 탱크처럼 힘차게 내달리며 공연장을 달궜다.
이렇게 주다스 프리스트는 '러닝 와일드'(Running Wild), '그라인더'(Grinder), '시너'(Sinner), '리퍼'(Ripper), '라이트닝 스트라이크'(Lightning Strike), '데저트 플레인스'(Dessert Plains), '노 서렌더'(No Surrender), '터보 러버'(Turbo Lover), '더 그린 매너리시'(The Green Mananlishi), '나이트 컴즈 다운'(Night Comes Down), '라이징 프롬 루인스'(Rising from Ruins), '프리휠 버닝'(Freewheel Burning), '유브 갓 어나더 싱 커밍'(You've got another Thing Comin'), '헬 벤트 포 레더'(Hell Bent for Leather), '페인 킬러'(Pain Killer)까지 16곡을 숨 가쁘게 내달렸다.
헬포드는 최고의 메탈 보컬이자 프런트맨답게 무대를 쥐락펴락했다. 그는 "우리는 헤비메탈을 계속할 힘과 열정이 있다"고 외치며 팬들을 북돋웠고, 팬들은 주다스 프리스트의 이름을 울부짖으며 화답했다.
그는 특히 치렁치렁 술이 달린 은색 재킷, '헤비메탈'이라고 프린팅된 가죽 재킷, 발목까지 내려오는 반짝이 코트까지 총 10번이나 의상을 갈아입었다. '라이징 프론 루인스' 무대에서는 영화 '스타워즈'의 소품인 광선검을 휘둘렀고, '헬 벤트 포 더 레더' 무대에선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했다. 형형색색 문신으로 가득한 가슴팍을 열어젖히기도 했다.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공연 내내 슬램(록 밴드 공연 도중 관객들이 서로 몸을 격렬하게 부딪치는 행동)과 서핑(빼곡한 관중들의 머리 위에 누워 떠다니는 행동)이 이어졌다. 객석에선 방송 출연으로 유명한 불가리아 요리사 미카엘 아쉬미노프, 한국의 메탈 밴드 피해의식의 보컬 크로커다일 등도 눈에 띄었다.
압권은 앙코르 무대였다.
오후 7시 24분께 글랜 팁턴이 기타를 메고 등장한 것. 주다스 프리스트는 최근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팁턴은 여전히 밴드 멤버이고 가능한 경우에는 무대에 오르고 있다. 앤디 스닙은 정식 멤버는 아니지만, 글렌이 무대를 소화하지 못할 때 무대를 대신 채워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팁턴의 합류로 완전체가 된 주다스 프리스트는 '메탈 갓'(Metal Gods), '브레이킹 더 로'(Breaking the Law), '리빙 애프터 미드나잇'(Living After Midnight)을 선사했다. 명곡 '브레이킹 더 로' 무대에선 화염병을 던지는 시민들, 영국 국기와 기마병의 모습을 교차 편집한 화면이 긴장감을 높였다. 앙코르까지 총 19곡의 메탈 향연이었다.
앙코르를 마친 뒤 대형 화면에 '주다스 프리스트는 돌아올 것이다'(The Priest Will be back)라는 문구가 떴고, 전설적인 밴드 퀸(Queen)의 노래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이 흘러나왔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팬들에게 기타 피크, 드럼 스틱을 던져주며 다정하게 안녕을 고했다.
1969년 영국에서 결성돼 1974년 첫 음반을 발표한 후 30년 넘게 활동한 주다스 프리스트는 가죽점퍼, 쇠사슬, 오토바이 등 금속성 공격적인 이미지를 연출해 이후 헤비메탈을 표방한 밴드들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오는 4일 싱가포르, 7일 인도네시아에서 아시아 투어를 마무리한 뒤 내년 1월 유럽 투어를 이어간다.





cla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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